• 김문수 지사 경선참여 결단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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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사는 경선 참여로 유턴 해야 한다. 12월 대통령 선거는 진영 내부의 과도하고 무제한한 분열과 상극을 허락하지 않을 만큼 너무나 막중하다. 이번 대선의 의미를 두고 보아도 진영과 진영의 결판보다 진영 내부의 싸움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고(思考)가 용납될 만큼 오늘의 시국은 한가롭지 않다.

     이번 대선이 어떤 선거인가? 대한민국의 명운을 결정짓는 선거다. 선거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대한민국 당초의 건국의 이유와 존재의 이유가 왔다 갔다 할 판이다. 그 만큼 우리 사회의 싸움은 결승전까지 올라와 있다. 양파 껍질 벗기듯 한 꺼풀 두 꺼풀 걷어내던 싸움이 드디어 알맹이 부위까지 왔다. 물이 이제는 목구멍 밑까지 차있는 셈이다.

    이런 중차대한 결승전을 앞두고 김문수 지사가 당내 경선장 문턱도 넘지 않은 상태에서 언제까지 장외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더군다나 나라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도 아닌 경선 룰을 둘러싼 방법상의 의견차이 뿐이라면 그 갈등은 본인들에게는 중요할지 몰라도 국민들에게는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식상(食傷) 거리다.

    김문수 지사로서는 경선 룰을 고치는 것이 치명적으로 중요하다고 봤을 것임을 짐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씨가 만나서 이야기조차 하지 않는 데 대해 김 지사의 자존심이 적잖이 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김문수 지사가 이 갈등에 자신을 더 이상 결박 짓는 것은 나라가 처한 시국을 위해 결코 유익하지 않다. 지금 국민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본격논쟁이지 경선 룰 다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 지사는 그 문제와 관련해 말할 만큼 다 했다.

    그렇다면 김 지사는 진정한 용기를 국민 앞에 보여야 한다. “비록 뜻은 관철되지 않았지만 국민이 본인의 충정을 충분히 알아주셨을 것으로 믿고 대한민국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경선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결연한 자세를 천명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도자 된 그릇이요, 멸사봉공의 귀감이며, 애국하는 결단이다. 그리고 국민의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신선한 충격이 되기도 할 것이다.

    김문수 지사는 자신의 비교우위를 확신한다면, 경선에 합류해 전체당원과 국민 앞에서 그것을 당당하게 펼쳐보여야 한다. 그리고 경선 룰이 어떻든 거기서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판정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와 마주선 정치인 김문수의 열정, 고뇌, 소망, 처방, 투지, 에너지를 유감없이 폭발 시켜 그 뜨거움으로 당원들과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김문수 지사에겐 무대 아래서 무대 위로 올라가야 할 시각이다. 박근혜 씨는 그런 그를 명예롭게 맞아야 한다. 이런 화답 속에서 한 편의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져야 국민도 그 무대를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볼 것 아닌가?

    류근일 /본사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