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女대통령 시기상조’ 발언에 친박(親朴) ‘부글부글’민감한 부분 잘못 건드린 비박(非朴) 역풍에 ‘지끈지끈’
  •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흥행도 없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룰을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갈수록 진흙탕이다. 양측의 네거티브가 이젠 코미디 수준에 이르렀다.

    19일 친박(親朴)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비박(非朴) 주자인 이재오 의원의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 발언에 대해서다.

  • ▲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이재오 의원이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노인복지센터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이재오 의원이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노인복지센터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오 의원은 전날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정치발전을 위한 여성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나라가 통일돼 평화로워진 후라면 몰라도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더십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실상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자칫 오해받을 수 있는 ‘성(性)’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가장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은 친박계 의원들이다.

    비판일색이었다. 조원진 의원은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을 정면 겨냥했다.

    “당내 대권 후보라고 생각하는 분의 발언 자체가 너무 네거티브하고 반사회적이다.”

    “아직 연세로 봤을 때 정신줄을 놓을 나이가 아닌데, 이러는 것은 결코 새누리당을 위해서 옳지 않다.”

    “MB 정부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정치 대통령으로 불렸던 분이 이런 발언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할까.”
     
    “1%도 안되는 후보가 40% 넘는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새누리당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

  • ▲ 새누리당 친박계 조원진 의원 ⓒ연합뉴스
    ▲ 새누리당 친박계 조원진 의원 ⓒ연합뉴스

    친박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도 “당원에 의해 선출된 지도부를 ‘앞잡이-대리인’이라고 욕하는 건 당원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에 대한 무시이고 모독이다.”

    “누구의 사당이라고 공격하는 것 또한 국민에 대한 무시이다.”

    “박근혜 사당화(私黨化)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낯 두꺼운 사람들이다.”

    우연인지 의도인지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지난 17일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여성관에 대해 언급해 물의를 빚었다.

    “어릴 때 꿈은 공공을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었지만 결혼을 안 하는 것은 위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살면서 스님이나 수사님들처럼 금욕적 삶의 윤리를 못 지킬 것 같아 내면의 정직함을 위해 결혼했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역풍(逆風)이었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는 “여성대통령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라며 숟가락을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