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靑 일부 수석 인사 청탁 폭로..대부분 “내 뜻 관철”
  • ▲ 조현오 경찰청장 ⓒ 연합뉴스
    ▲ 조현오 경찰청장 ⓒ 연합뉴스

    조현오 경찰청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유족이 고소를 취하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경찰조직을 위해 할 이야기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퇴임을 앞둔 조 청장은 20일 발매된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면서도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조 청장은 지난 2010년 3월 서울경찰청장 시절 경찰 기동대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한 이유에 대해 “뛰어내리기 전날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말해 노 전 대통령의 유족으로부터 사자(死者)명예훼손으로 고발됐다.

    조 청장은 이에 대해 “검찰에서 출석을 요구하면 당당히 조사 받겠다. 죄가 있다면 1년이든 10년이든 살고 나와야겠지”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동안 조 청장은 고발건에 대해 경찰총수 신분을 이유로 검찰 출석을 미뤄왔다.

    조 청장의 이런 인터뷰 내용에 대해 노무현 재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패륜적 망언이 알려진 후 1년 10개월이 되도록 아무런 사죄도 없이 검찰과 짜고치기 버티기로 일관하더니 급기야 유족을 협박하는 망언까지 하고 있다”며 “검찰은 조현오 청장을 즉각 구속수사하라”고 반박했다.

    조 청장은 또 인터뷰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인사청탁을 받았고 청와대 일부 수석들과는 인사 개입 때문에 충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2010년 말 경찰 인사 때 여야 의원 10여명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았다. 청탁 사실을 공개하겠다는 내 말에 대부분 의원은 전화를 끊었으나 일부 의원은 억지를 썼고 지금까지도 나를 욕하고 있다”고 했다.

    2010년 말 청와대 일부 수석들과도 경찰 승진인사를 두고 충돌했지만, ‘청장직 사퇴 불사’로 맞서 대부분 관철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수사권 독립의 상징적 인물인 황운하 총경(현 경찰청 수사기획관)의 승진은 정무와 민정라인에서 강하게 반대해 무산됐다고 전했다.

    ‘조현오’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2009년 쌍용차 사태 진압 당시에는 “강희락 경찰청장에게 (직접)보고하지 않고 청와대에 직접 보고해 대통령 승인을 얻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사태를 잘 해결했다’며 격려한 일화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