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예상을 깨고 선전하여 152석을 얻자 이에 대한 여러 분석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총선 결과를 의석수만으로 단순하게 분석을 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경우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1. 강원도는 민주당이 여당이고 새누리당이 야당?

     

    강원도는 18대 총선에서는 무소속 3명, 한나라당 3명, 민주당 2명이 당선됐었는데, 속초/고성의 검사출신 무소속 송훈석 의원이 민주당으로 입당하고 3곳이 재보궐 선거를 치루면서 19대 총선 직전에는 새누리당 4명, 민주당 3명, 무소속 1명으로 재편되었다가 이번 총선에서는 원주에 한 석이 분구 되면서 새누리당이 9석 모두를 차지했습니다.

    다 알다시피 강원도는 지난번 지방동시선거에서 도지사는 ‘우광재좌희정’이라 불리우던 노무현전대통령의 오른팔격인 민주당의 이광재를 도교육감은 전교조해직교사출신의 민병희를 선택했었습니다.

    대법원 판결로 이광재 지사가 중도 하차하고 다시 치루어진 도지사 선거에서도 엄기영이란 전국구 거물 대신 민주당의 최문순이란 듣보잡을 선택했던 강원도입니다. 특히 강원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원주시 같은 경우에는 시장도 민주당 출신을 지역구 도의원도 4명 모두 민주당 출신을 선택했었습니다. 도청이 있는 춘천도 지역구 도의원 3명이 민주당이고 새누리당은 달랑 1명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강원도는 도지사도 민주당, 도교육감도 전교조 출신의 진보성향 인물이니, 민주당이 집권여당이고 새누리당이 야당인 셈입니다. 2년 동안 민주당에 강원도정을 맡겨준 셈인데, 민주당으로 바꿔봤자 별 효과도 변화도 없으니 이번에는 다르게 선택을 하자는 분위기와 지난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너무 몰아 준 것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2. 박근혜 비대위원장 약발 생각보다 약했다?

     

    박근혜의원이 한나라당은 변해야 산다며 비대위원장을 맡자마자 영광스럽게 간택된 황영철 대변인의 지역구인 홍천/횡성의 경우 황영철 대변인이 민주당의 조일현 후보를 2,086 표, 3.61% 차이로 겨우 이겼습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그 바쁜 와중에도 3번씩이나 특별하게 애정을 쏟으며 다녀갔는데도 말입니다. 하마터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체면에 먹칠을 할 뻔 했습니다.

    인물면에서 보더라도 황 후보는 상대보다 화려한 학력에다가 새누리당 비대위 대변인으로 공식선거운동 개시 전에는 거의 매일같이 TV화면에 얼굴이 비추어지던 대중성을 감안한다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약발이 그리 강하게 먹히지는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박 위원장이 3번씩이나 지원유세를 안해줬으면 낙선했을 거라는 예측은 맞을 것이지만, 박 위원장의 영향력이 대중을 사로잡는 데는 크게 작용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으로 보입니다.

     

    3. 춘천의 경우에는 특정고교 독식에 대한 반발 심리도 한 몫?

     

    춘천에서는 새누리당의 김진태후보가 5,304표 4.46% 앞서며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었는데요. 춘천시민들 사이에는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습니다. 춘천에는 4대 종교가 있는데 기독교, 불교, 천주교, **고교라고 합니다. 춘천의 명문고교인 **고 출신이 아니면 춘천에서는 고위직에 올라가기 힘들다는 한탄이나 푸념이겠지요.

    최근 몇 년 동안 고교평준화를 놓고 **고교동문학부모들과 비**고교 동문학부모들간의 갈등도 있어왔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이번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한 김진태 후보는 비**고교를, 민주당으로 출마한 안봉진 후보는 그 특정 **고교를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유권자 숫자로 보자면 **고교인들 보다는 10개교나 되는 비**고교 동문과 학부모가 훨씬 더 많겠지요. 오랫동안 춘천 시장과 국회의원은 그 특정고교 출신이 해왔었고 현재의 강원도 도지사, 강원도 교육감, 춘천 시장, 현역 국회의원 모두가 그 특정고교 출신이라고 하니 반발 심리가 작용할 만도 하겠지요?

    한마디로 말하면 춘천에는 오랫동안 특정고교가 독식해온 것을 깨보자는 분위기가 상당하게 존재해 왔었는데, 때마침 비**고교 출신의 김진태란 걸출한 인물이 나타나자 그에 대한 기대감이 분명하게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많습니다.

    강원도가 새누리당의 빨간색으로 전부 도배됐다고 하여 강원도는 새누리당이고 박근혜 비대위원장 영향력 아래 있다는 단순한 분석이나 판단은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선거구마다에는 그 지역구만이 가지고 있는 언론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표심을 결정하는 데는 중요한 역할을 했음직한 변수들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서울수도권과는 다르게 변화와 왕래가 적은 지방에 있어서는 지역마다 각기 다른 사람을 뽑는 총선이나 자치단체장 선거에 대한 분석은 지역 특색에 맞게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관심과 집중과 혜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단순하게 계산기 두드리며 머리수나 헤아려 분석한다면 정확한 민심을 읽는데 실패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