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가 보여준 '구국(救國)의 폭로'와 '폭로의 미학(美學)' 
     
    조지 오웰의 말대로 거짓이 판을 치는 사회에서 진실을 폭로하는 것은 혁명이다.
    종북(從北)을 잡는 가장 유효한 무기는 폭로이다!


    趙甲濟    
     
  •   2012 총선은 폭로전에서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이긴 경우이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선 박원순측이 폭로전에서 이겨 당선되었다. 2002년과 1997년 선거는 노무현, 김대중측이 폭로전에서 이겼다. 2010, 2002, 1997년의 폭로는 거의가 거짓선동임이 뒤에 밝혀졌으나 도로 물릴 수가 없었다.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차장은, 양당제((兩黨)制 선거에서 폭로전이 가장 유효한 전략임을 논증(論證)한 사람이다. 최근 조갑제닷컴에 기고한 글의 일부를 소개한다. 
      
     *엄창록(嚴昌錄)의 마타도어 선거작전
     
      엄창록(88년 사망)은 강원도 인제 출생이다. 6.25 전란 당시 괴뢰군 고급 하사관 출신으로 심리전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었다(중앙정보부 자료).
      그는 61년도 인제의 민의원 보선에서 김대중을 도운 것이 계기가 되어 70. 4.27 대선에서 金 후보의 선전을 담당하여 업적을 이룬 선거판의 귀재였다.
     
      그의 선거전략 골간은 상대 후보 표를 깎아 먹는 데 드는 경비는 내 표를 얻는 데 비해 1/10밖에 들지 않으므로 “상대 후보 減票作戰(감표작전)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궤벨스(히틀러의 선전상), 모택동의 심리전술에 몰두한 자로 『공격적 선동의 중요성』, 『모략을 통한 아측 지지표 확보』와 『기만을 통한 상대표 와해』, 『궤변과 억지의 반복』을 전략의 기본으로 삼았다. 과거 정치 후진 시절에 여당(與黨)이 관권(官權)과 금권(金權)에 의존한 반면 야당은 흑색선전을 중심으로 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응수한 것이다. 엄창록은 우리 나라 선거에 있어 네거티브 전략을 정착시킨 최초의 인물이라 하겠다.
     
      *양당제(兩黨制)에서 효과적인 선동적 네거티브 캠페인
     
      네거티브 전(戰)은 양당제하에서 보다 커다란 영향력을 갖는다.
      어차피 엇비슷한 두 후보를 놓고 兩者擇一(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덜 못 마땅한 후보를 선택하게 되므로 네거티브 전(戰)이 효과적이다.
      양당제하에서는 “자유의지의 강제”라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3,4개의 엇비슷한 정당과 후보가 난립하게 되면 내 표를 얻기 보다는 두 세 명의 다른 후보들의 표를 깨뜨리기가 오히려 힘들어져 네거티브 전(戰)의 실익은 줄게 된다.
     
      네거티브 전(戰)은 “인간은 남을 칭찬하는 데 인색하다”는 데서 출발하여 지저분한 인신공격에 중점을 맞추어 상대방 표를 깨뜨리는 것에 목적을 둔다.
      유권자를 설득하여 이해를 시킨 후 내 편을 만드는 『선전』보다는 눈에 드러난 문제점만을 증폭시켜 흥분을 유도하는 『선동』에 주력한다.
     
      『선전』은 이성적인 소수를 대상으로 하나 『선동』은 감성적인 대중을 대상으로 하므로 파급 효과도 크다. 게다가 SNS는 선동에 이용하기 좋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네거티브 소재는 투표 2,3일 전에 터뜨림으로써 새누리당 후보가 해명이나 법적 조치로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
      작년 10.26 서울 시장 보선에서는 나경원 후보의 1억원 피부숍 이용설을 6일 전에 터뜨렸으므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는데도 대응 시점을 놓친 것이 패인이었다.
     
     
      필자도 작년부터 가장 유효한 종북(從北)잡기는 폭로한 점을 강조해왔다. 지난 해 12월 이런 글을 썼다.
     
     <종북(從北)세력이 야권(野圈)을 극좌화(친북화+사회주의화)시켜 한미(韓美)동맹해체 공약 당(黨)이 등장하고 그리스 모델로 가는 사기적인 무상복지 시리즈를 내어놓는 것을 보고 이러다간 종북정권이 등장, 나라를 적화시키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반면, '인간백정'(도살자) 김정일 사망 후 한국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보면 막강해 보이는 이 종북(從北)세력의 치명적 약점이 드러난다.
     
      왜 그들은 김정일 분향소 하나를 세우지 못하는가?
     
      첫째, 여론이 압도적으로 김정일 조문 반대로 흐르니 기세가 꺾였다.
      둘째, 박근혜씨가 조의(弔意) 표명을 반대, 한나라당의 중심을 잡고, 反共 자유세력의 여론을 견인하였다.
      셋째, 정부도 북한주민 위로 수준에서 끝내고 공식 조문은 금지하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넷째, 종북세력 안에서도 신념을 갖고 김정일을 숭배한 광신도들은 소수이고 다수는 '종북노선'을 취하면 정치판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기회주의자들이다.
      다섯째, 골수 종북광신도는 김정일 2대(代) 교주(敎主)의 죽음으로 공황 상태에 빠져 있을 것이다.
     
      이념문제에 무심한 중도성향의 국민들은 '종북세력'이라는 말에는 별로 화를 내지 않지만 이들이 '김정일 애도'의 모습을 보이면 화를 낸다. '종북'이란 말은 관념적이라 가슴에 와 닿지 않지만 '학살자 김정일 애도자'라고 하면 당장 천안함 폭침이 연상되는 등 실감이 간다.
     
      다수 국민들은 좌파세력이 김정일-김정은 추종자로서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하면 지지를 철회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짐작하게 만든 게 작금의 사태이다. 종북세력은 민주-개혁-복지세력으로 위장할 수 있을 때만이 국민들을 속일 수 있다. 종북성(從北性)을 드러내는 순간, 햇볕에 노출된 드라큘라처럼 죽는다는 이야기이다.
     
      애국세력은 이 국면을 활용, 종북(從北)들의 반역성을 요령 있게 폭로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저들의 정체를 알도록 해야 할 것이다. 종북들의 정체가 '학살자 숭배 집단'임을 반복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김정일의 졸개들' '테러집단의 하수인' '일편단심 김정일 추종자들' '애송이 김정은을 추종하는 늙은이들' '학살자 시신(屍身) 숭배자들'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 '종북오렌지들' '드라큘라족' '인간백정 신도들' 등 실감 나는 용어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종북세력이 쓴 세 겹의 가면-민주투사, 개혁주의자, 복지 천사-을 벗기면 위선자-반역자-이기주의자-깽판꾼의 맨얼굴이 드러난다. 자충수로 자신들의 정체를 스스로 폭로하고 있는 이때 애국자유투사들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종북의 진짜 실력은 '김정일 분향소 하나 세울 수 없는 수준'임을 직시(直視)하고, 경계는 하되 자신감을 갖고 저들의 급소(急所)를 치자!
      조지 오웰이 이야기하였듯이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에선 진실을 말하는 게 혁명이다. 종북(從北)타도 혁명은 총칼로 할 필요가 없다!>
     
     한편 필자는 '보수는 분열로 망하고, 좌파는 자충수로 망한다'는 법칙을 발견, 자주 써먹는다. 2012년 총선은 폭로의 위력과 함께 좌파 자충수의 좋은 예를 보여주었다. 조갑제닷컴 조성호(趙成豪) 기자는 이렇게 보고한다. 
        
     <<4ㆍ11총선을 약 일주일 앞두고 터진 ‘김용민의 막말’은 개그맨 김구라의 지지 동영상이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거 초반, <중앙일보>의 서울 노원甲 여론조사는 김용민이 37.8%,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가 35.0%로 金 씨가 2.8%P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나는 꼼수다’)에 열광하는 젊은층의 압도적 지지로 김용민이 당선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다수였다.
     
     지난 1일 이노근 후보의 선거 사무실 온라인 담당자는 동영상 사이트를 둘러보다 우연히 김구라의 김용민 지지 동영상(‘김구라, 김용민을 폭로하다’)을 보게 되었다. 김구라는 현재 공중파 방송의 MC를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도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김용민 못지 않은 막말을 했던 인물이다.
     
     김구라는 동영상에서 “김용민 후보와 나의 인연 때문에 이렇게 서게 됐다”며 “김 후보는 10여 년간 지켜본 동생”이라고 김용민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 담당자는 ‘김구라’와 ‘김용민’이란 두 개의 키워드를 인터넷에 검색하며 두 사람 사이의 연관관계를 추적했다. 그는 두 사람이 2004~2005년 인터넷 방송 <라디오21>의 ‘김구라ㆍ한이의 플러스 18’이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방송 내용에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막말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는 새누리당 민원국에 방송내용이 담긴 CD와 녹취록을 전달했고, 새누리당은 이를 토대로 여러 편으로 나누어진 방송내용을 하나로 모았다. 4월3일, 장덕상 새누리당 부대변인이 ‘막말ㆍ性的(성적) 저질 발언의 김용민 후보자는 사퇴해야’라는 공식 논평을 발표하자 문제의 동영상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이노근 후보는 지난 4월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의 막말은 인터넷만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며 “민주당이 기본적인 검증조차 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金 씨의 막말이 공개되자 민주통합당(민통당)은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한명숙 민통당 대표는 비서실장인 황창화 대변인을 통해 “김 후보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의 유세는 따로 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선거 후에도 金 씨는 또 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12일字 <한겨레신문>이 “조중동과 일부 교회권력들과 정말 ‘잡놈’처럼 싸워보겠다”는 김용민의 발언을 보도한 것이다.
     
     ‘김용민이 또 막말을 했다’는 비난이 이어지자, 金 씨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한겨레신문) 기사에 소개된 제 언급은 선거종료 직전 저와 야권연대에 대한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매우 우호적으로 나왔고 따라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될 무렵 ‘당선을 전제로’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꼼수, 김대업의 거짓폭로와 달리 이노근 후보의 폭로는 진실이었으므로 더욱 파괴력이 강하였다. 북한정권의 예에서 보듯이 좌익은 잘못이 밝혀져도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 특성이 이번엔 자충수가 된 것이다. 조지 오웰의 말대로 거짓이 판을 치는 사회에서 진실을 폭로하는 것은 혁명이다. 보수식(式) 폭로는 진실과 정보의 힘으로 '조용하게 보내버리는 것'이다.
     
     거짓폭로는 거짓을 억지로 진실로 둔갑시켜야 하니 힘이 들고 소란스럽다. 진실폭로는 진실의 힘으로 하는 것이니 쉽고 자연스럽다. '김용민의 막말'은 폭로되자 말자 그 진실이 스스로 길을 찾아 다니면서 확산되었다. 구국(救國)의 폭로, 폭로의 미학(美學)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