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이미경-신기남-홍영표, 모두 친일파 후손제보자 A씨 "홍영표 조부, 을사오적급 거물 친일파"'정권 심판' 전에 '친일 청산'이나 먼저 하시는게..
  • ▲ 민주통합당 강남을 정동영, 은평갑 이미경, 강서갑 신기남 후보.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강남을 정동영, 은평갑 이미경, 강서갑 신기남 후보. ⓒ 연합뉴스

    "완전한 친일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우리나라가 겪어야 했던 혼란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들의 친일에 대해 무엇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말인가. 친일은 친일일 뿐이고 친일청산 없이 화해는 없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의 말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 1일 새누리당 모 후보의 발언을 빌미 삼아, "과거 역사적 인물들의 친일행적마저 정당화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며 '친일 청산'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친일 청산'을 해야할 곳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민주통합당이 아닌가 싶다.

    앞에선 '친일 청산'을 부르짖으면서도, 뒤에선 '친일파의 후손'을 당 핵심 자리에 앉히고 이들을 대거 공천하는 비상식적인 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 논평을 통해 서울 은평갑 이미경 후보, 강남을 정동영 후보, 강서갑 신기남 후보를 예로 들며 "이들의 부친이 모두 부인할 수 없는 친일 인사임에도 민통당은 친일파 후손들을 또 다시 대거 공천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이미경 의원의 부친은 이봉건씨로 일본 헌병 출신이며, 신기남 후보의 부친인 신상묵(일본명 시게미스 구니오)씨는 헌병 오장을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동영 후보의 부친이 일제시대 조선 수탈의 대명사인 조선식산은행계열인 금융조합 서기였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이번에 출마한 친일파 후손들은 하나같이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최고위 당직을 맡았다"며 "겉으론 친일파 후손들이 기득권을 누리며 떵떵거린다고 주장하면서 속으론 친일파 후손들이 당을 좌지우지했던 셈이다. 민주통합당의 이율배반은 그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을사오적급' 친일 인사 후손, 인천 부평을 출마"

  • ▲ 민주통합당 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 ⓒ 연합뉴스

    그런데 5일, 상기한 3명을 능가하는 '거물 친일 인사'의 후손이 버젓이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제보가 들어왔다.

    전북 고창에 거주하는 A(54·직장인)씨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홍영표 의원의 친할아버지(홍종철)가 조선총독부의 중추원 참의를 지낸 친일반민족 행위자"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현재 민주통합당 인천 부평을 후보로 뛰고 있다.

    A씨는 "신기남 전 의원 부친을 포함해 일제치하 하급관료인 초급 장교들이 '생계형 친일'이었다면, 중추원 참의를 지낸 홍종철은 '을사오적급 친일'"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50~60명으로 구성, 운영됐던 조선 총독의 자문기관 '중추원'은 당시 한국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직책이었다"며 "핵심 친일분자들에게 자리가 주어졌고, 이완용, 이지용, 권중현, 박제순 등 한일합방을 주도한 '을사 5적'이 모두 '중추원 고문'을 역임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씨는 "대한민국 법률이 규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친손자를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한 민주통합당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홍영표 의원의 친할아버지인 홍종철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바 있다.

    다음은 '친일인명사전'에 기록된 홍종철의 친일 반민족행위 발췌.

    「홍종철은 1930년 조선 총독의 자문기구인 중추원의 주임관 대우 참의에 임명되어 1933년 6월까지 재임하면서 매년 600원의 수당을 받았..(중략)..1940년 11월 열린 기원 2,600년 축전 기념식전 및 봉축회에 초대받고..(중략)..기원 2,600년 축전 기념장을 받았다..(중략)..1941년 9월 전시 최대의 민간 전쟁협력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이 결성될 때 전라북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중략)..1944년부터 고창군 부안면장으로 재직하면서 무리한 공출과 선산의 목재를 군용으로 벌채하여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해방 후 본국으로 철수하는 일본군에게 자신의 집을 숙소로 제공했다.」

    또 서울고법은 지난 2010년 12월 "조선총독부 중추원은 일제에 협력한 대표 인물들로 구성됐으며, 그 간부에 해당하는 참의는 일제의 총독 정치에 적극 협력한 자들"이라며 "반민족적 자문기구로서의 성격과 기능, 발탁 경위, 활동 내용에 비춰보면 일제 식민지배에 중추적 역할을 한 참의 활동 행위 자체만으로 친일반민족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한편, 홍 의원이 후보로 나선 인천 부평 지역은 "2016년 반환 예정인 미군기지 18만평 가운데 13만평이 자신의 할아버지인 친일파 송병준의 소유"라고 주장한 송병준 증손자 송모씨의 소송으로 수년간 몸살을 앓았던 지역이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친일반민족행위자 후손의 재산권을 소급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송병준은 일제시대 '중추원 고문'을 지냈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