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의 분열, 제2의 곽노현 나온다

    2년전 보수 난립이 좌파교육감 탄생시켰다


    오윤환

    아직도 서울교육감 자리를 꿰차고 있는 곽노현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교육현장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학생인권조례도 안 나왔고, 서울시교육청이 전교조 아지트로 전락할 일도 없을 것이며, 후보매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벌금형’으로 그를 풀어준 법관(서울중앙지법 김형두 부장판사)이 나올 리 만무하고, 그 김 부장판사 집에 썩은 계란이 투척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김 부장판사 출신지역이 어디라는 얘기는 더더욱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곽 교육감의 ‘조폭식 막장인사’를 지적하는 서울시교육청 총무과장이 경기도 가평으로 쫓겨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140만 서울시 초중고 학생들이 ‘범법 피의자 교육감‘의 지시를 받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안경 너머 번득이는 그의 눈을 볼일도 없을 것이다.

    보수의 죄가 하늘을 찌른다. 2년 전 교육감선거에서 보수후보 난립으로 좌파단일 곽노현 후보에게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진상한 보수진영의 죄상은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나오고 또 나온다. 곽 교육감의 무상급식 함정에 빠져 오세훈 서울시장이 침몰했고,. 그 자리에 “광화문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칠 수 있어야 민주주의“라는 박원순 변호사가 들어갔으며, 박 변호사를 민 안철수 교수는 담박에 대권후보로 부상했다. 보수는 머리를 아스팔트에 짓이겨도 부족하다.

     ‘범죄’에 가까운 보수의 분열과 실패
     
    2년 전 서울시교육감선거. 곽노현 좌파후보 하나에 보수후보 6명이 달려들었다. 곽 후보는 34.34%를 얻었고, 보수인 이원희 후보는 33.22%를 얻어 2위 낙선했다. 1% 차다. 7등으로 떨어진 보수후보 표만 합해도 곽노현은 낙선이다. 보수후보들이 얻은 표는 60%가 넘는다. 곽노현의 막장교육현장에 그들도 공범인 셈이다..
     
    서울이 다가 아니다. 곽노현은 경기도에도 있고 강원도에도 있다. 경기, 강원 교육감선거에서도 그 잘난 보수 여럿이 물고 뜯는 바람에 곽노현의 친구들, 친 전교조 교육감이 등장한 것이다. 서울, 경기, 강원 3개 지역 학생 수는 전체 744만 명 중 314만 명으로 42.2%다. 이 많은 학생들이 좌파교육감들에게 위탁됐고, 그들이 우리 자식들의 교육을 재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 죄악이 차고 넘친다.
     
    범죄’에 가까운 보수의 분열과 실패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다시 저질러지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친북좌파들이 총선후보단일화를 위해 머리를 싸맨 반면 보수세력이 저마다 잘났다고 각개약진을 시작한 것이다. 충청도에서 조각이불 덮고 만족하겠다는 선진당과 이회창 전 대표는 그렇다 치자. ‘한반도선진화’를 꿈꾼 박세일 대표와 그의 신당 ‘국민생각’은 어떤가.

     박 대표는 지난 5일 4.11 총선에서 여야 공천 탈락자들과의 연대에 대해 “뜻과 미래 비전을 같이할 수 있다면 힘을 합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여당에 실망하고 나오는 움직임이든 야당에 실망하고 나오는 움직임이든 새로운 정치를 만들려면 꿈틀거림이 있어야 한다. 연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삭줍기’다. 박 대표는 "총선에서 최소 30석 내지 40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150석은 공천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동시에 박 대표(서울서초을) 김경재(영등포을)·박계동(송파을)·배일도(경기 남양주갑)·이원복(인천 남동을) 등 9명의 공천자를 확정했다. 서초갑, 영등포을, 송파을, 인천 남동을은 새누리당이 현역의원이다. 여러 명의 곽노현이 미소 짓는 모습이 떠오른다. 박세일 대표 예상대로라면 그 곽노현이 무려 150명이다.
     
    박 대표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진화통일’을 주창한 선각자다. 선진화통일은 다른 말로 ‘민주화통일’이요 ‘흡수통일’이다. 북한이 ‘흡수통일’에 간질병 환자처럼 반응하기 때문에 ‘선진화통일’로 순화한 것이다. 그는 북한급변사태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그의 주변엔 탈북자와 북한인권운동가, 통일운동가들이 몰려들었다. 박 이사장이 의원직을 내던지며 노무현의 ‘천도‘를 저지했듯, 북한민주화와 민주화통일을 위해 친북-종북좌파들의 집권을 저지하는 데 앞장선다면 어땠을까? 이념적 불구자인 새누리당을 보수하는데 필요한 인적자원을 제공하고, 채찍질하는 역할을 자임한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수도권선거는 1~2%의 싸움이다. 수백 표, 수십 표로 당락이 갈리기도 한다. 박세일 대표와 국민생각은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치명적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그렇다. 배부른 새누리당의 협량도 문제지만 ‘퇴물’들을 끌어 모아 ‘가치정당’을 외치는 국민생각과 박 대표가 딱하다.

     지금까지 치러진 선거와는 의미 달라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 그는 ‘보수대연합’을 주창해왔다. "친노가 민주당과 통합하는 것을 보고 보수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보고 또 그 생각을 했다. 보수는 뭐하나. 당권경쟁이나 하고 싸움박질이나 해서는 안된다. 보수가 한데 뭉쳐 다시 태어나야 하고 보수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한 그다. 그러나 그의 보수대통합은 어디까지나 ‘총선 이후‘다. "새누리당이 충청권에서 선진당에 공천을 전부 양보하지 않는다면’ 보수통합은 없다는 것이다. 충청도를 챙기고 보자는 식이다. 과연 총선 이후 보수통합을 말할 기회나 있을까? 보수를 걱정하는 이회창 전 대표야말로 보수의 타락과 괴멸에 책임져야할 장본인이다. 두 아들 병역의혹으로 친북좌파에게 정권이 넘어가는 빌미를 줬고, ’세풍‘(稅風)도 모자라 ’차떼기‘로 보수를 몰락시킨 그다. 권력욕에 2007년 세 번째 대선에 출마했고, 조상들의 묘를 이장하면서 대통령을 꿈꾸면서도 오로지 ”충청도 사수“다. 그의 총선 후 보수통합이 네 번째 대권 도전의 수순인지도 모른다. 이회창 전 대표가 2002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에서 받은 불법 대선자금 중 잔금 56억 원을 보관 중이라는 사실이 삼성특검에 의해 밝혀진 부끄러운 기록이 다시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
     
    4월 총선은 지금까지 열여덟 번 치러진 선거와 다르다. 이번 총선은 친북-종북세력에게 나라를 넘겨주느냐 아니냐,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이자 세계9위 무역대국인 대한민국을 스물여덜 살 짜리 김정은 변태정권에 굽실거리는 세력에게 맡기느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운명적 선거다.

     3월 26일이면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시킨 지 2년이다. 북한이 두려워, 북한에 무슨 약점을 잡혔기에 북한에 덜덜 떠는 세력들의 기세가 무섭다. 4월 총선 결과가 우리에게 어떤 재앙을 내릴지 뻔히 알면서 곽노현으로부터 학습효과를 얻지 못한 보수가 원망스럽다. 얼마나 많은 곽노현이 나와야, 국회와 청와대를 곽노현이 차고 들어가야 정신을 차릴까? 아마 그런 상황이 오면 후회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지 모른다. 철부지 보수들이여.

    <오윤환 뉴스파인더 논설위원 www.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