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기자의 고군분투 큰 몫 했다".."사건 공식화됐다. 모든 매체가 다룰 명분 생겼다"
  • 검찰-언론 “두려워 말라”

      “지난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가 미국 허드슨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대검 중수부가 당시 매입 자금을 미국에 송금한 것으로 알려 은 모씨를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동아일보 종편 '채널 A'의 보도였다. 노무현의 사망으로 파묻혔던 사건이 다시 살아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조갑제 기자의 고군분투가 큰 몫을 했다. 그가 이 문제를 거론했을 때 그 어떤 매체도 따라오려 하지 않았다.

      정확성 여부를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함과 함께, 유력한 미래권력에 대한 신경 쓰임 때문이었을 것이다. 주류언론으로서 인터넷 언론의 뒤를 따라가기 싫다는 ‘자존심’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에 착수함으로써 사건은 공식화 됐다. 그리고 일단 공식화 된 이상에는 모든 매체가 그것을 다룰 명분이 생겼다.

      문제는 검찰 수사의 진정성이다. 검찰이 대단히 ‘정치적’인 기관이란 것은 역대 정치사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검찰이 이번에 과연 당당히 법의 논리에 따라서만 사건을 수사하려 할지가 그래서 궁금하다.

      노무현이 사망하자 사건을 뚝딱 파묻어버린 것 자체가 ‘정치적’ 고려에서였다. 팩트(fact) 자체는 그 때나 지금이나 그대로 있는데 수사를 했다가 안 했다가 다시 하는 셈이다. 이런 식이라면, 더군다나 정권교체기에, 또 무슨 급변이 있을지 누가 알랴. 검찰 스스로 돌아 볼 일이다.

      이른바 ‘진보’는 보수에 대해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자기들은 깨끗하다는 것이다. 이 사건 수사는 “과연 그런가?”를 검증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제도권 밖에서 이 시험을 정치적으로, 다중의 위력으로 훼방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제도권 안에서도 덩달아 서울광장에 나가 앉으려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 검찰은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객관적으로 법대로’만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관건은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이다. 목동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의 첫 마디는 이랬다. “두려워 말라.” 검찰은 두려워 말라. 언론도 두려워 말라.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