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년 전 영국에서 은행 돈 100만 파운드(약 17억6천만원)를 훔쳐 미국으로 달아난 절도범이 이리 저리 이사를 하며 신분을 숨기고 살다가 입이 싼 아들 때문에 들통이 나 경찰에 체포됐다.

    절도범은 이 돈으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모두 날리는 바람에 지금은 빈털터리가 돼 파산신고까지 한 상태였다.

    뉴욕타임스(NYT)는 결혼한 지 두 달이 된 여성 제시카 킹이 남편 가족을 신고하게 된 이야기를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주리주 오작에 거주하는 킹은 어느날 남편 리 킹(22)으로부터 자기네 가족이 거의 20년동안 법망을 피해 도망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케이블TV 업체 기술자로 일하는 시아버지가 영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은행절도범이었으며 경찰로부터 쫏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킹은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남편의 상상력이 지나쳐 이상한 소리를 하나보다 하며 무심코 지나쳐 버렸다.

    하지만 수주일 뒤 시아버지가 신혼집을 찾아와 킹을 협박하면서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시아버지는 킹의 팔을 꽉쥔 채 눈을 똑바로 마주치면서 "네가 알고 있다는 걸 안다. 발설하면 가만 안두겠다"고 경고했다.

    결국 킹은 친구 두 명과 함께 인터넷을 검색해 지난 1993년 영국에서 있었던 은행절도 사건의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현금호송 차량 운전자가 100만 파운드의 현찰이 실린 차량을 몰고 아내, 3살짜리 아들과 함께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는 에드워드 메이허라는 이름의 용의자 사진도 실렸는데, 지금보다 다소 마르고 머리도 벗겨지지 않았지만 틀림없이 시아버지 마이클의 얼굴이었다.

    킹은 경찰에 이 사실을 털어놔 메이허는 20년만에 체포됐다.

    메이허는 도망을 다니면서 아들에게 가족을 위해 이 사실을 절대 말하면 안된다고 교육시켰지만 아들 킹은 이전에도 가족의 비밀을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지 주변 사람들이 그 말을 믿지 못해 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이다.

    킹네 가족은 미국으로 도망온 뒤 뉴햄프셔와 콜로라도,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네소타주 등으로 끊임없이 이사를 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체포 당시에는 생활형편도 넉넉지 않았다.

    메이허는 케이블업체에서 일했고 부인 브렛은 아파트 청소일을 해왔다. 메이허는 3만5천달러의 빚을 갚지 못해 결국 2010년 파산신청을 했다. 그가 가진 재산은 25만 마일이나 뛴 오래된 중고차를 포함해 3천655달러에 불과했다.

    시어머니 브렛은 제시카 킹이 아들의 약혼녀이던 시절에 자기네 가족이 한때 잘살았지만 주식투자로 많은 돈을 잃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