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고등학교 밴드부는 요즘 튜바없이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 금관 악기인 튜바는 마칭 밴드에서 없어서는 안되지만 튜바를 도둑맞아 어쩔 수 없이 연주에서 튜바를 빼는 밴드부가 늘어나고 있다고 12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사우스게이트 고교 밴드부 악기 보관실에 도둑이 침입해 튜바 2대를 훔쳐갔다. 무려 1만3천달러에 이르는 악기를 잃어버린 음악 교사 루벤 곤살레스는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다.

    곤살레스는 "튜바만 가져갔다"면서 튜바를 노린 범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튜바보다 더 크고 무거운 금관 악기 수자폰도 도둑들이 탐내는 품목이다.

    로스앤젤레스 남쪽 컴프턴의 센테니얼 고교는 최근 수자폰 8대를 도둑맞았다.

    연초에 튜바 1대만 남기고 모조리 도난당한 헌팅턴 파크 고교는 지난 주에 1대 남은 튜바마저 도둑이 훔쳐가자 튜바없이 밴드를 운영한다.

    프레몬트 고교도 최근 10년 동안 수자폰 14대를 도난당했다.

    조던 고교는 금관악기를 너무 많이 잃어버려 아예 밴드부 인원을 줄였다. 연주할 악기가 없기 때문이다.

    사우스게이트 고교 밴드부는 튜바가 3대 밖에 없다. 헌팅턴 파크 고교는 마칭 밴드 경연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튜바 1대를 임대했다.

    이렇게 고교 밴드부 튜바나 수자폰이 수난을 당하는 것은 비싼 가격에 비해 보관이 허술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튜바 한대는 5천 달러에 이르고 중고라도 2천 달러에 팔린다.

    범인 가운데 상당수는 밴드부 학생으로 나중에 밝혀지기도 한다.

    튜바 뿐 아니라 금관악기 상당수를 잃어버린 프레몬트 고교는 졸업생 집에서 도난당한 금관악기를 찾아내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밝혔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가져가서 대학에서 연주하는 일도 있고 심지어는 독립 밴드에서도 버젓이 '장물' 악기를 쓰기도 한다.

    경찰은 아직 튜바를 비롯한 금관악기 도둑을 한명도 붙잡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