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亞순방 패네타 국방, 아세안 10개국 국방장관과 회동이라크·아프간서 철군하면서 아시아로 초점 이동
  • ▲ (미국 국방장관 전용기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가운데)이 21일(현지시각) 수행 기자들과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미국 국방장관 전용기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가운데)이 21일(현지시각) 수행 기자들과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중국의 급신장하는 군사력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취임 후 아시아 첫 순방길에 나선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23일 저녁(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가질 아세안 10개국 국방장관과의 집단 회동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만남은 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최대 의제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패네타 장관의 아시아방문을 수행 중인 기자들에게 "아세안 국방장관들의 마음에는 어떤 이슈들이 있고, 우리가 좀 집단적 또는 양자간으로 더 나은 협력을 할 방법이 있는지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들어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의 시험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8월에는 첫 항공모함인 바랴그(Varyag)호를 진수시키는 등 빠른 군사력 증강으로 주변국들을 불안케 만드는 상황이다.

    패네타 장관은 이미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가진 연합뉴스 등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아시아 지역에 갖고 가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면서 "그것은 `우리가 21세기에 강력한 태평양군(軍)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우리는 21세기에 태평양에 굳건한 주둔을 유지할 것이다'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과의 건설적 관계 유지를 희망하지만 동시에 "중국은 이런 관계를 맺으려면 자신들이 투명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모든 국가가 안보를 향유하고 항해의 자유와 통과의 권리를 즐길 수 있도록 국제 법규를 인정하려고 우리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때마침 아프간에서 미국이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는 한편 이라크에서는 올 연말까지 전투병력을 완전히 철수시키겠다고 미국이 발표한 시점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아프간·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에 맞춰 앞으로 미국 군사력의 관심이 좀 더 아시아 쪽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패네타는 이달 초 이탈리아 방문 때 "우리는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군을 태평양 지역에 주둔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곳에 우리의 항모가 있고 전단이 있다면 이는 자유롭게 바다를 이동할 수 있는 국제적 권리를 우리가 보호할 것이라는 점을 중국 측에 매우 분명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싱가포르에 최신형 군함인 연안전투함 LCS-2 인디펜던스를 상시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최근 알려진 것도 이런 일련의 움직임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의 군사력이 예상보다 빠른 신장을 거듭하면서 아프간, 이라크에서 숨을 돌리기 시작한 미국의 대응도 한층 빨라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