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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전경웅 기자] 8일 오후 6시로 예고된 ‘5차 희망버스’는 분노한 부산시민들을 이기지 못했다. 대신 그들은 다양한 ‘꼼수’와 불법을 보여줬다.
오후 5시를 조금 넘어선 시각 부산역 광장에서는 부산시민단체들이 집회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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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모이기로 한 단체는 나라사랑부산협의회, 부산자유교원조합,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바른교육 실천을 위한 부산 학부모 모임, 전몰군경유족회, 특수임무수행자회, 전몰군경미망인회, 4.19 민주혁명회, 4.19 희생자유족회, 무공수훈자회, 6.25 참전유공전우회, 베트남참전전우회, 3.1 동지회 등 20여 개였다. 회원들은 30여 분 사이 2,000여 명 가까이 모였다.
부산시민단체들은 오후 5시 30분부터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서울에서 열린 4차 희망버스 시위 때 좌파들이 제일 싫어했던 영화”라며 다큐멘터리 ‘김정일리아’를 상영했다. 군복을 입고 띠를 두른 참전전우회 회원들은 매서운 눈초리로 집회 현장에 혹시나 ‘희망버스 시위대’가 나타났는가 살펴보고 있었다. 경찰은 만에 하나 ‘희망버스 시위대’와 부산시민단체 회원들과 충돌이 있을까 우려해 현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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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가 넘어서도 ‘희망버스’는 부산역광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희망버스 시위대’로 보이는 40~50대들이 부산역 광장 뒤편에 나타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재 단식농성 중인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대표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다. 어떤 이는 부산시민단체들의 집회를 비난하다 회원들에게 얻어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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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시위 참가자’로 추정되는 피해자는 맞을 때는 아무 소리 못하다 경찰이 달려와 그를 보호하자 “시민이 맞고 있는데 경찰은 대체 뭘 하느냐”고 큰 소리를 치며 경찰에게 항의를 해 지켜보던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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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가 되자 민노총 금속노조, 부산일반노조 등 ‘희망버스 시위대’ 수백여 명이 부산역 광장 건너편 도로에 집결했다. 이들은 경찰에 가로막히자 부산역 광장으로 진출하지 않고 곧바로 중앙동 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교통통제가 되지 않은 차도로 내달렸다. 경찰이 이들을 저지하느라 교통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연행됐다.
오후 8시 경에는 따로 집결한 ‘희망버스 시위대’는 중앙동에서 진출한 시위대와 합쳐 1,500여 명의 인원으로 남포동 PIFF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PIFF 광장은 부산국제영화제로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시위대가 난입하고 경찰이 이들을 막으려 하는 바람에 PIFF 광장은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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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산역광장에서 집회를 하던 부산시민단체들은 영도주민 1,000여 명과 함께 오후 9시부터 영도구로 통하는 다리 2곳을 봉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또한 여기에 가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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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또한 ‘희망버스 시위대’의 영도 진입을 막기 위해 봉래동 교차로에 차단벽을 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80개 중대 6,500여 병력을 동원해 ‘희망버스 시위대’의 영도 진입을 차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