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연간 매출이 가장 높은 백화점 점포인 롯데백화점 본점.
    그중에서도 지하철 을지로입구역, 명동 지하상가와 연결된 지하 1층은 유동인구가 많아 최고 명당자리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본점은 VIP 고객인 MVG(Most Valuable Guest)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휴게공간인 MVG 라운지를 지하 1층에 개장했다.

    기존에 12층과 4층에 나뉘어 있던 2개의 MVG 라운지를 통합하면서 지하 1층으로 내렸고 규모도 300㎡(90평)에서 410㎡(124평)으로 확장했다.

    통상 백화점 VIP 라운지는 높은 층 한구석에 위치하므로 파격적인 배치다.

    VIP 고객은 인파에 섞이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쇼핑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업계 상식인 데다 VIP 라운지에 내준 만큼 영업시설이 줄어들어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롯데백화점 본점은 명당을 떼어줌으로써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MVG 1인당 연간 평균 구매액은 2천500만원 이상으로 일반고객(150만원)의 17배에 달하며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75%에서 올해 81%까지 높아져 '파레토 법칙'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MVG가 쇼핑하는 패턴을 분석했더니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마지막으로 들르고, MVG 가운데 많은 중년 고객들이 낮은 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VIP고객이 쇼핑할 때 비슷한 생활수준을 가진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 백화점을 찾는 '유유상종'의 특성을 보인다는 점도 고려됐다.

    VIP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VIP 1인이 백화점을 방문하는 횟수가 느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VIP 고객이 유입될 수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해마다 명품관 에비뉴엘의 최우수고객을 초청해 골프대회를 열면서 고객에게 지인 1명을 동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행사 후 6개월 내에 동반고객의 30% 이상이 에비뉴엘의 신규 VIP고객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본점 MVG 라운지 안에는 회원이 비회원 지인들을 데려와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룸이 3개 조성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3일 "마케팅 측면에서 최근에는 고객 방문을 유도하는 것보다 고객의 모임을 유치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며 "MVG 모임이 활성화하면 이들의 방문 빈도가 증가할 뿐 아니라 비회원 동반 고객의 구매 유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