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량 10만 톤에 80여 대의 각종 함재기 탑재이지스 순양함, 구축함, 공격원잠 등 합쳐 세계 최강의 함대 구성
  • ▲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9일 낮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천t) 비행갑판에 최신 비행기들이 세워져 있는 가운데 승조원들이 도열하고 있다. 비행갑판 길이 360m, 너비 92m 규모의 항모는 미 해군의 최신예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전폭기,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등 6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호를 비롯한 항모강습단과 소속 함정도 한국을 찾았다. ⓒ
    ▲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9일 낮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천t) 비행갑판에 최신 비행기들이 세워져 있는 가운데 승조원들이 도열하고 있다. 비행갑판 길이 360m, 너비 92m 규모의 항모는 미 해군의 최신예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전폭기,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등 6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호를 비롯한 항모강습단과 소속 함정도 한국을 찾았다. ⓒ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 경 북한의 연평도 기습포격으로 동북아시아가 뒤집혔다. 결국 천안함 폭침에도 불구하고 서해상으로 오기를 꺼리던 美항모강습단이 11월 28일 북한 평양과 중국 북경의 목 밑에 나타났다.

    ‘美항모강습단이 서해에 들어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던 중국 당국은 그러나 항모가 나타나자마자 잠잠해졌다. 대신 중국 인민해방군에는 비상이 걸렸다. 김정일 정권은 아예 얼어붙었다. 종북세력들만 난리를 칠뿐이었다. 항모강습단의 위력을 안다면 중국과 김정일 정권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있다.

  • ▲ 2010년 11월 28일 서해 상에서 펼친 한미연합훈련 당시의 조지워싱턴호.
    ▲ 2010년 11월 28일 서해 상에서 펼친 한미연합훈련 당시의 조지워싱턴호.

    조지 워싱턴 항모강습단(CTF-70)의 핵심 제5항모비행단(CVW 5)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CVN-73)’는 지난 28일부터 예하의 기동부대들을 이끌고 부산과 평택 등 우리나라 각 항구를 돌고 있다. 동맹국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항구도시가 고향인 사람이라도 항공모함을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 길이 332m, 폭 78m, 만재배수량 10만 톤이 넘는 ‘거함’이 접안할 수 있는 항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항공모함을 ‘비현실적인 무기’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항공모함 전력이란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이뤄진 ‘항공모함 강습단(이하 항모강습단)’의 전력을 말한다.

  • ▲ 함재기를 가득 싣고 한반도로 향하는 조지워싱턴호.[사진출처: Marine Corps Times]
    ▲ 함재기를 가득 싣고 한반도로 향하는 조지워싱턴호.[사진출처: Marine Corps Times]

    천안함 사태 이후 동해에서의 연합훈련에 참여했던 조지워싱턴 항모전단(CTF-70)은 美7함대 소속이다. 여기에는 제5항모비행단(CVW 5), 제15구축함전단(DESRON 15) 등이 배속돼 있다. CTF-70에는 배수량 9,600톤 급 이지스 순양함 ‘USS 사일로(Shiloh)’, ‘USS 코펜(Cowpen)’과 함께 ‘USS 맥켐벨’, ‘USS 존 S.멕케인’, ‘USS 카슨’ 등 배수량 9,200톤급 이지스 구축함 7척도 함께 배속돼 있다.

    항공모함에는 탑재기로 구성된 제5항모비행단(5CVW)이 있다. 항공모함에 탑재된 전투기는 50대 내외, 공군으로 치면 2개 비행대대 수준이다. 나머지는 다양한 임무를 맡는 지원기들이다.

    제5항모비행단은 VFA(항모전투공격비행대)-154, VFA-27, VFA-192, VFA-195, VAQ(전자전 비행대)-136, VAW(항모조기경보비행대)-115, VS(대잠전투비행대)-21, HS(대잠헬기비행대)-14, VRC(함대수송비행대 분견대)-30 등 8개의 비행대와 1개의 비행대 분견대로 구성돼 있다.

  • ▲ 훈련을 마친 뒤 모항으로 입항하는 조지워싱턴호. 조지워싱턴호는 요코스카항에 영구전진배치되어 있다.[사진출처: 대기원시보]
    ▲ 훈련을 마친 뒤 모항으로 입항하는 조지워싱턴호. 조지워싱턴호는 요코스카항에 영구전진배치되어 있다.[사진출처: 대기원시보]

    각 전투비행대는 임무에 따라 구성되는 항공기의 수가 틀리다. 먼저 VFA들은 모두 F/A-18 호넷 전투기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12대의 전투기가 배속되어 있다. VAQ의 경우에는 적의 레이더망을 파괴하고 통신을 교란할 수 있는 EA-6B 프라울러 전자전기 4대를 운용한다. 여기에는 적의 레이더를 추적해 파괴하는 HARM 미사일을 장착한다.

    VAW는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로 구성된 비행대다. 반경 430km를 탐색할 수 있는 APS-145 레이더로 항공모함 주변의 해상과 공중을 감시, 400개 목표물의 항적을 추적하고 전투기의 연료상황 등을 확인해 전투상황실과 전투기에 알려준다. 필요하면 다음 번 임무를 수행하는 E-2C에 데이터를 전송할 수도 있다. VS는 S-3 바이킹 대잠초계기를, HS는 SH-60 시호크 대잠초계헬기를 운용한다. 여기에 VRC는 함대와 육상기지 등과의 수송을 담당하는 C-2 그레이하운드 수송기 2~4대를 운용한다. 이런 함재기의 숫자를 모두 합하면 80여 대가 된다.

  • ▲ 2010년 11월 서해연합훈련 당시 우리 해군 세종대왕함의 인도를 받는 조지워싱턴호.[사진출처: 더 텐션]
    ▲ 2010년 11월 서해연합훈련 당시 우리 해군 세종대왕함의 인도를 받는 조지워싱턴호.[사진출처: 더 텐션]

    참고로 조지워싱턴호와 같은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전시에는 최대 120대까지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시에는 핵무기까지도 탑재한다.

    항모전단의 창인 항공단과 공격 원잠, 방패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

    항모강습단 소속 순양함과 구축함은 세부 장비와 무장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지스 대공방어 시스템을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다(우리 해군도 이지스 구축함을 갖고 있다).

    이지스 시스템이 유명한 이유는 최강의 대공방어 능력 때문이다. AN/SPY-1D 위상배열레이더를 통해 공중을 감시하면서 수직발사시스템(VLS)에 수납된 대공 미사일로 목표를 차례대로 요격할 수 있다. 한꺼번에 400개 이상의 항적(航跡)을 추적할 수 있으며 24개의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최대 탐지감시거리는 1,000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은 이지스 시스템에다 64셀(cell)의 VLS(수직 발사기)에 수납된 미사일을 통해 적의 공격을 막아낸다. 특히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다수의 순양함과 구축함들은 100개 이상의 적 순항미사일이나 항공기를 동시에 추적해 파괴할 수 있을 정도다.

    일부 순양함의 VLS에는 사정거리 1,600km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실려 있다. 정밀도는 초기 토마호크에 비해 상당 부분 향상돼 있어 주석궁의 창문도 맞출 수 있을 정도다.

  • ▲ 2003년 12월 3일 조지워싱턴 항모강습단이 대형을 갖추고 대서양을 항해 중이다.
    ▲ 2003년 12월 3일 조지워싱턴 항모강습단이 대형을 갖추고 대서양을 항해 중이다.

    잠수함 부대도 있다. 일반적으로 항모 전단에는 4척의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이하 공격 원잠)이 배속된다. 대부분이 LA급 공격 원잠이다. 

    LA급 공격 원잠은 길이 110미터, 폭 10미터, 수중 배수량 7천 톤에 이르는 대형 잠수함으로 최고 수중속도는 30knot(55.5km/h)에 이른다. 정숙성과 거주성이 뛰어나 식량이 바닥나는 한계인 3개월 동안 바다 위로 부상하지 않고 활동할 수 있으며, 동구권의 대잠 전력으로는 이를 찾아내기는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 정권이 항모 전단을 무서워하는 이유

    앞서 설명한 항공모함 탑재 전투기 등 각종 항공 전력의 위력만으로는 항모전단이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만약 이들이 함께 작전을 수행한다면 어느 정도의 위력일까. 언론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적 방공망과 대공망을 무력화했다는 것만으로는 쉽게 짐작이 가지 않을 것이다.

    항모전단은 조기경보기에다 대잠초계기, 대잠헬기, 최고의 대공방어망인 이지스 시스템을 갖춘 순양함과 구축함, 그리고 이들이 갖고 있는 사정거리 1,600km 이상의 순항 미사일, 공격 원잠을 한꺼번에 운용한다.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주먹이 수백 개, 막을 수 있는 방패도 수십 개 이상이라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구소련은 美항모전단을 막기 위해 1개 항모강습단을 향해 초음속 대함미사일 수백 발을 한꺼번에 쏘는 전술을 개발해 낸 적이 있을 정도다. 백파이어 폭격기나 블랙잭 폭격기 또한 항모강습단 기습공격을 핵심 임무로 했을 정도다. 소련이 붕괴된 후 현재 어떤 나라도 이런 전술을 구사할 수 없기에 항모강습단은 ‘천하무적’이 된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 항모강습단은 ‘최악의 적’이다. 북한은 해군도 ‘비대칭 전력’을 강화해 고속 반잠수정과 초고속 어뢰의 조합으로 비밀리에 美항모강습단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美항모강습단의 경계범위가 450km를 넘는데다 그 방어망 또한 3~4중이기 때문이다. GPS재밍도 쉽게 통하지 않는다. RIMPAC훈련 당시 우리 해군 잠수함이 항모를 침몰시킨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 ▲ 2009년 11월 19일 일본자위대와 연합훈련 중인 조지워싱턴 항모강습단. 이 훈련에는 모두 26척의 전투함이 참가했다.
    ▲ 2009년 11월 19일 일본자위대와 연합훈련 중인 조지워싱턴 항모강습단. 이 훈련에는 모두 26척의 전투함이 참가했다.

    이처럼 공격 수단이 없는 북한군에게 남은 건 ‘얻어맞는 일’ 뿐이다. 북한군은 지금도 구형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다. 해군은 해안 경비대 수준도 안 된다. 항모 전단이 E/F-18을 선두에 세워 기습하면 눈치 채기는커녕 대응조차 할 수 없다.

    만약 美항모강습단이 북한군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육군 중심, 특히 기갑 군단을 핵심 전력으로 하는 북한군은 앉은 자리에서 녹아내린다. 김정일 입장에서는 더욱 징그러운 게 미국이 이런 항모강습단을 12개 운영하고 있으며, 유사시에는 5개 항모강습단이 한반도 주변에 득시글 거린다는 점이다.

    때문에 美항모강습단이 한반도에 접근한다는 이야기만 들으면 김정일은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린 뒤 지휘소로 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