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망명 가능성도 제기
  •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가운데 외국으로의 망명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27일(현지시각) 짐바브웨 야권 정치인들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가 짐바브웨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야권 정치인들은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로 진격을 시작하자 카다피가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제공한 비행기로 짐바브웨로 망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첩자가 지난 24일 새벽 짐바브웨 공군 제트기를 타고 도착하는 카다피를 봤다고 말했다.

    또 카다피가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의 군닝힐 교외에 있는 대저택으로 이동했으며 그곳에는 카다피의 여성 경호원들이 저택을 순찰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짐바브웨 야당인 민주변화운동(MDC) 대변인은 "카다피가 무가베의 `특별한 손님'으로 이곳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은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다면 시르테에 있는 공군기지를 통해 망명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카다피와 절친한 사이로, 리비아 반정부 시위 초기에 카다피가 수세에 몰리자 용병을 지원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리비아 공습을 비난하기도 했다.

    또 짐바브웨는 카다피 체포 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협약에 가입돼 있지 않아 일찌감치 카다피가 선택할 수 있는 망명지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알제리로의 망명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집트 국영통신 메나는 리비아 반군 소식통을 인용해 무장한 방탄 메르세데스 차량 6대 행렬이 카다피를 지지하는 유목민 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26일 아침 알제리 가다메스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반군 소식통은 "차량에는 리비아 고위 관리들, 아마도 카다피나 그의 아들들이 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제리 정부는 "근거가 없고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망명설을 부인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카다피가 고향 시르테에 있는 벙커에서 가족들과 은신해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나토는 카다피를 압박하기 위해 시르테에 최근 집중적인 공습을 하고 있으나 아직 카다피의 소재를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