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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살우(矯角殺牛) “(허창수 회장) 전혀 먹통이구먼요. 재벌 탐욕스러워” 민주당 김재균 의원
과유불급(過猶不及) “대기업들이 이윤 추구에만 집착하다 보니 머리가 안돌아가” 무소속 최연희 의원
안하무인(眼下無人) “내가 일본 왜놈들을 안 좋아해” 민주당 조경태 의원
부화뇌동(附和雷同) “야수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
침소봉대(針小棒大) “노동자 해고는 살인이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회의 ‘대기업 때리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회 본청 5층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강화에 대한 공청회’에 참석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의 얼굴이 흙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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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은 질문을 장황하게 늘어놓고서는 허 회장의 답변을 무시하기 일쑤다. 중죄인을 다루듯이 고압적이고 거친 말투로 일관한다.
청문회도 아닌 공청회에서다. 공청회가 어떤 자리인가. 공청회의 정의를 알아보기 위해 백과사전을 찾아봤다.
공청회(公聽會, public hearing)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결정과정에 국민을 참여시킴으로써 민주주의의 요청에 부응하는 제도.
공청회는 청문(聽聞)과 유사하면서도 주로 국민의 여론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청문이 주로 불이익처분(不利益處分)의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제도인 것과 다르다.
과연 이날 공청회가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을까. 막말과 비난만 늘어놓는 자리는 아니었나 막말의원들 스스로 자문해 볼 일이다.
허 회장이 지난 6월 정치권의 감세 철회와 반값 등록금 추진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자, 국회가 비판과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물리려는 자리가 아니었나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감세 철회와 반값 등록금이 포퓰리즘이란 허 회장의 발언이 그렇게 막말을 들어야 할 발언이었나,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공청회라면 서로 지킬 것은 지키면서도 발전적인 제안이나 토론을 벌여야 한다. 마치 벼르고 있다가 ‘너 잘만났다’는 식으로 ‘먹통·야수·탐욕’ 등의 막말을 일삼는 곳은 아니다.
특히 전경련 회장이 국회에 불려가 곤욕을 겪은 것은 과거 기업을 좌지우지하던 독재정권에서도 없던 일이다.
18일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 한진중공업 청문회는 돌출 언행과 활극이 판치는 ‘정치쇼’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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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회장을 ‘살인자’로 몰아세웠다.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 구조조정으로 복직투쟁 끝에 자살한 김주익 노조 지회장,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 화면 동영상을 조 회장에게 보여주면서 “이들은 조 회장이 죽인 사람들이다. 살인하지 말라.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청문회 참고인 출석을 거부하고 크레인 시위를 벌이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기습 통화를 시도했다. 정 의원의 이러한 돌출 행동에 여당 의원들의 반발은 불보듯 뻔했다.
앞서 정 의원은 “정치생명을 걸고 조남호 회장의 무릎을 꿇리겠다”고 했다. 노사합의로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려는 한진중공업 사태를 정치-사회적 문제로 확대시킨 의원이니 무슨 말을 못할까봐는, 정 의원의 독설은 해도해도 너무 했다.
야당에 휘둘려 대기업 총수를 ‘마녀사냥’의 희생자로 만든 한나라당 의원들도 답답해 보이긴 마찬가지다.
더불어 대기업들도 나눔과 배려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대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변화에 따른 시대적 소임임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흐름이며 변화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근자들어 그 발언의 강도는 더 세지고 있는 느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기존 시장경제를 ‘탐욕경영’ ‘자본의 자유’ ‘빈익빈 부익부’라는 용어로 규정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사회적으로 대두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는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주문하며 대기업의 자발적인 변화를 요구했지만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미국 정치권을 뒤흔드는 워렌 버핏과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두 거장의 한 마디에 오바마 대통령조차 바짝 긴장할 정도다.
워렌 버핏은 미(美) 정치권에 자신을 포함한 부자들의 세금을 당장 올리라고 촉구하고 나서 증세에 반대한 공화당을 머쓱하게 했다.
또 다른 경제계의 거물 슐츠 CEO는 정치권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정치 기부금을 내지 말아야 한다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천문학적인 금액의 사재와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이들이 정치권을 비판한다고 해서 어느 누가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국내 대기업 재벌들은 언제까지 정치권의 눈치만 볼 것인가. 또 다시 공청회와 청문회에 끌려다니며 고개를 숙일 것인가.
아니면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정치권에 쓴소리를 던질 것인가.
이제 스스로 선택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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