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고대 배수로에서 로마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2천 년 된 칼이 발견됐다고 이스라엘 유물관리국(IAA)이 8일(현지시각) 밝혔다.

    지난 4년간 배수로 발굴작업을 진행한 일라이 수크론 IAA 발굴팀장은 "발굴된 칼은 길이(60cm)가 원형 그대로일뿐더러, 가죽칼집도 손상되지 않는 등 놀라울 정도 보존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수크론 팀장은 이 칼이 제1차 유대-로마 전쟁(66~73년) 당시 유대인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파병된 로마군 보병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칼이 발견된 고대 배수로는 2천년 전 빗물을 내려 보내려고 지어졌지만,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이 전쟁 때, 로마군과 예루살렘 거주자들의 은신처 역할을 했다고 발굴팀은 전했다.

    발굴팀은 칼과 함께 등잔, 냄비 등 배수로에 숨어들었던 로마군이 지녔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들을 발견했으며, 그중에는 유대교의 전통의식에 쓰이는 7갈래 촛대인 '메노라'를 투박하게 새긴 돌도 있었다.

    IAA는 지난달 말 칼을 발견했지만 유대력 아브월(태양력 7~8월) 9일째 날인 '타샤 베아브'에 발굴 사실을 발표했다.

    유대교 전통에 따르면 제1성전(솔로몬 성전)과 제2성전(헤로데 성전)은 각각 BC 586년과 AD 70년의 같은 날짜에 파괴됐는데, 유대인들은 이날을 '타샤 베아브'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