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폭우는 8, 9월에 와…지금은 성과 논할 때 아니다”
  •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일부지역에서 인명피해 재산피해가 생겼다. 참으로 안타깝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강우량이 여주778, 대전820, 상주5104대강 여향권내 같은 기간 평년의 4배의 폭우가 이미 내렸고, 1년 내릴 비의 절반 이상이 이번 장마에 내린 셈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 밖의 지방도 평년 강우량의 3배나 5배가량이 웃돌 정도로 전례 없는 강우에 전 국민이 놀랄 정도다.

  • ▲ 김철문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
    ▲ 김철문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

    그럼에도 4대강 살리기 사업 구간이 벌어지는 본류를 중심으로 해서는 과거 집중호우와 비슷한 강우시 입었던 침수나 범람이 없던 점은 천만 다행이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일부에서 ‘4대강 사업의 효과가 나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나, 이는 성급한 평가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실무책임자로서 이번 성과를 자평하는 현장관계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효과에 대한 증언에 한편으로 반갑지만 기뻐할 수 만은 없다. 오히려 긴장되고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 “진짜 폭우는 8, 9월에 와진짜 심판은 안 왔다

    무엇보다 지금은 공사 중이다. 보 등 주요 공사가 마무리 단계지만 친수 공간 조성, 어도공사 등 일부 시설공사는 아직도 완전하게 끝나지 않았다. 또한 본격적인 비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생각에서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큰 홍수는 장마 기간보다는 8, 9월 찾아오는 집중호우나 태풍이 내습할 때 찾아온다.

    2002, 2003년에 전국을 강타했던 태풍 루사, 매미는 8, 9월에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다. 2년에 걸쳐 자연재해로 377명의 귀중한 인명을 앗아갔고, 12만 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또한 재산피해도 약 10조원에 이르렀고 복구까지는 4대강사업비와 맞먹는 약15조원의 국가예산을 쏟아 부었다.

    이번에도 기록적인 많은 비가 내렸지만 폭우를 몰고 오는 대형 태풍은 아직도 찾아오지 않았다. 이는 4대강 효과에 대한 마지막 심판이 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8, 9월에 찾아오는 태풍에도 견뎌낸다면 비로소 4대강 효과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지금은 성과 논할 때 아냐

    필자는 얼마 전 올 홍수기가 4대강사업의 실험대가 될 것으로 여겨왔다. 이번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하늘이 검증하는 계기로 삼아 취약점을 찾아내고 더욱 꼼꼼한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내린 강한 비는 4대강 사업 성공을 위해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게다가 홍수위가 내려가 본류의 물난리를 막은 점도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야 할 것이다.

  • ▲ 김철문 국장이 지난 7월 6일 상주보 제방유실 복구현장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 김철문 국장이 지난 7월 6일 상주보 제방유실 복구현장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끝나지 않은 4대강 현장엔 분명 일부 피해도 나올 것이고, 취약점도 발견될 것이다. 이번 전국을 휩쓸던 비가 잦아들면 4대강 현장의 취약점을 모두 발굴하여 보강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수백 년 만에 한번 올 지도 모르는 폭우는 내일 올지, 8월 태풍과 함께 올지, 100년 뒤에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부에서 4대강 성과를 벌써부터 이야기하지만, “지금은 성과 논할 때 아니다.”

    - 겸손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국민들에게 심판받을 과제가 많다. 홍수에 안전한 강뿐만 아니고 극심한 가뭄이 발생할 때 과연 보에 가두어 두었던 13억 톤의 물들이 얼마나 유용하게 가뭄 해소에 기여할 것인가 국민의 심판을 기다릴 것이다.

    우려하는 수질오염은 얼마나 해소시킬 것인가,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4대강 주변의 친수공간을 국민들께서 얼마나 유용하게 이용해 삶의 질을 높일 것인가 등 모든 과제들도 국민들로부터 두고두고 평가받을 것이다.

    우리들은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각오로 모든 열과 성을 다하여 사업을 마무리 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4대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이번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국민들께서 효과를 인정할 때 까지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