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P 의회 장악, 국민투표 강행 예상

  • 지난 5일 실시된 영국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에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다수당에 오르면서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가 다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SNP는 이번 선거에서 23석을 늘려 전체 129석 가운데 과반인 69석을 차지했다.

    노동당은 44석에서 7석을 잃어 37석으로, 보수당은 20석에서 5석을 잃어 15석으로, 자유민주당은 17석에서 12석을 잃어 5석으로 줄어들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1707년 하나의 의회와 정부 아래 통합됐으나 영국 의회는 노동당 집권 이후 1999년 보건, 교육 등의 권한을 스코틀랜드 의회에 넘기는 등 자치권 이양을 추진해왔다.

    영국 의회의 주권적 지위는 유지되고 있지만 스코틀랜드 의회는 자체적으로 기본 법률과 부수 법률 제정이 가능하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SNP는 스코틀랜드인들의 민족적인 성향을 자극하며 중앙정부로부터의 자치권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SNP는 지난 2007년 총선에서도 2010년에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점을 강조해 과반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노동당을 제치고 제1당에 올라 소수당 정부를 구성했다.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는 지난해 국민투표 실시 계획 등을 담은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지만 국민투표 실시법안을 강행 처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SNP는 노동당, 보수당, 자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국민투표 실시법안을 표결 처리할 수 있게 됐다.

    SNP 당수이자 자치정부 총리 격인 알렉스 샐먼드 제1장관은 그동안 줄곧 스코틀랜드의 미래에 대해 스코틀랜드인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는 선거에서 승리한 뒤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법을 개정하는 문제 등을 놓고 중앙 정부와 협상할 뜻을 밝혔다.

    중앙 정부의 스코틀랜드 담당 장관인 마이클 무어는 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독립에 대한 국민투표를 막지 않겠다"면서 "하지만 영국 정부 입장에서 명백히 반대 운동을 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 당수도 "스코틀랜드인의 대다수가 독립이나 분리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노동당은 독립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SNP가 다수당에 오르긴 했지만 이는 노동당과 보수당에 대한 반발 심리 때문이지 독립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풀이하고 있다.

    국민투표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힘들지만 찬성으로 나타난다면 향후 중앙 정부를 상대로 한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의 협상력이 크게 높아져 자치권이 재정 등의 분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BBC는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