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업계의 전설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이 자신이 운영하는 그룹을 10억 유로(약 1조 5860억 원)에 매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일 보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88세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속자(heir)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LVMH(Louis Vuitton Moet Hennessey)가 최근 이탈리아 명품 보석 및 시계 브랜드 '불가리(Bulgari)'를 인수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판매 급증으로 명품 산업이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회사를 가장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적기라고 가르뎅이 판단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명품 업계에서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다소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첫째, 피에르 가르뎅의 재무구조를 도무지 파악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직영 형태로 운영되는 다른 명품 브랜드와 달리 피에르 가르뎅은 전 세계에 400개가 넘는 라이센스 사업자를 두고 있다. 따라서 연간 매출 및 순이익이 얼마인지에 대해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LVMH 임원 출신으로 투자자문사를 운영하는 피에르 말레베(Pierre Mallevays)는 "실사(due dilligence) 측면에서 보자면 이는 악몽(nightmare)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둘째, 라이센스 사업 형태로 운영되는 회사의 사업구조가 도리어 명품 브랜드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품질과 브랜드 관리에 대한 신뢰성이 명품 산업의 핵심인데 피에르 가르뎅은 이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는 것이다.

    크리스챤 디오르(Christian Dior) 패션 디자이너 출신으로 1950년에 자신의 이름으로 창업한 가르뎅은 전문가들로부터 2억 유로(약 3170억 원) 정도의 자산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0억 유로 이상의 가치를 주장한다.

    그 이유?

    "제품 1개당 평균 매출 1000만 유로에 100개국을 곱하면 10억이 된다"는 주먹구구식 계산법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가지 필수 전제조건을 걸었다. "회사가 매각되더라도 나는 수석 디자이너로 계속 남고 싶다. 그것이 회사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회사 매각의 가장 큰 장애물이 그 자신인지도 모른다.

    ICE Worldwide - 모닝 브리핑 제작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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