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정숙성, 안전성, 연비, 편의성까지 ‘소비자 중심’실체 드러낸 ‘코란도 C’, ‘국산 SUV에 우위’ 호평
  • 지난 22일 모습을 드러낸 쌍용차의 ‘전략무기’ 코란도 C는 ‘스펙’으로만 보면 국산 경쟁차종들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가격과 실제 체감성능, 안전도 등 모든 면에서 평가하면 동급 국산차종에서는 경쟁상대가 없어 보인다.

    ‘코란도C’의 심장 ‘e-XDi200’

    코란도 C의 배기량은 2,000cc다. 현대차의 투싼ix나 기아차의 스포티지 R, 한국GM의 윈스톰 맥스와 동급이다. 제원 상으로 나타나는 성능은 최대출력 180마력 내외, 최대 토크 36~40kg.m 사이로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이런 ‘제원’은 ‘체감 상 성능’과 큰 차이를 보인다. 그 비결은 바로 코란도C의 새 심장인 ‘e-XDi200 디젤엔진’에 있다.

  • ‘e-XDi200 디젤엔진’은 제원 상으로는 181마력, 최대토크는 36.7kg.m다. 다른 국산 SUV와의 차이는 ‘플랫토크’에 있다. 23일 시승을 하면서 신형 국산세단을 추월할 일이 생겼을 때 ‘플랫토크’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RPM이 2,000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밀어준다.

    이 ‘플랫토크’ 덕분에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추월할 때 필요한 속도(60km/h~ 130km/h)에서의 가속이 순식간에 이뤄진다. 이 같은 '힘' 덕분에 테스트 중에는 200km/h를 훌쩍 넘겼다고 한다(출시될 때는 최고속도가 180km/h로 제한돼 있다). 이런 힘은 보통 미국産 대배기량 SUV나 독일産 고급 SUV에서나 보던 것이다. 최근 출시된 국산 SUV들도 이 같은 ‘플랫토크’를 추구하고 있지만 디젤엔진으로만 30년 넘는 전통을 쌓은 쌍용차의 노하우를 따라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SUV의 단점인 높은 무게중심을 ‘하체’로 극복

    SUV의 단점 중 하나는 높은 무게중심으로 인해 고속으로 곡선도로를 돌 때 전복의 위험이 높다는 것. 실제 구형 코란도의 경우 무리하게 곡선도로를 돌다 전복되는 사고가 잦았다. 하지만 ‘코란도 C’의 경우에는 세단 수준의 곡선 주행이 가능했다.

    그 비결은 단단한 하체와 높은 섀시 강성. 그리고 AWD 시스템과 ESP. 우선 ‘쌍용차 매니아’들이 입을 모으는 게 바로 단단한 하체와 섀시 강성이다. 이 전통은 ‘코란도 C’로도 이어졌다. ‘코란도 C’는 최근 국내 SUV의 추세에 맞춰 모노코크 방식의 섀시를 채택하기는 했으나 그 강도는 다른 국산 SUV와는 비교가 안 된다고 쌍용차 연구개발 담당자들은 말했다.

    실제 차를 50km/h에서 100km/h 이상으로 속도를 높인 다음 80km/h 가량의 속도로 곡선주행을 했을 때도 흔들리거나 중심을 잃는 현상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60km/h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심하게 출렁거리거나 탑승자에게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여기다 2WD가 아닌 AWD 모델의 경우에는 자동으로 토크를 배분하는 것은 물론 변속시점까지 조절하도록 돼 있고, 안전운행을 위한 ESP 장치가 기본적으로 적용돼 일반 도로는 물론 험로주행까지도 가능토록 만들었다고 한다.

    수입차 같은 승차감과 높은 연비, 안전성

    주행 중에도 조용한 대화가 가능한 실내 소음도와 탄탄하지만 불편하지 않은 승차감도 장점이었다. 100km/h를 넘기 전까지는 마치 고급형 세단과 같은 승차감과 정숙성을 보였다.

  • 쌍용차 측은 이를 위해 엔진 마운트에 ‘매스 밸런스 유닛(Mass balance Unit)’을 적용하고, 다양한 흡음재와 4WD 전용 서스펜션, 리어액슬, 앞뒤 서브프레임에도 4점식 마운트을 채택해 도로 노면의 진동이나 소음이 차체로 유입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이 덕분인지 140km/h로 달려도 체감 속도는 70~80km/h에 불과하게 느껴진다. 핸들 또한 고속에서도 기존 국산차보다는 안정감을 준다. 시트도 몸에 밀착되는 느낌이어서 승차감은 독일차처럼 탄력 있으면서도 탑승자에게 피로를 전하지 않는 형태였다.

    연비도 뛰어나다. 시승용으로 제공된 차량은 AWD였지만 2WD 차량의 경우에는 최대 17.6km/ℓ(2WD 수동변속기 기준, 자동 변속기는 15.0km/ℓ)의 연비가 나온다. 또한 디젤임에도 CO₂배출량이 153g/km에 불과해 유럽배기가스 규제기준인 ‘유로5’도 만족한다.

    안전성도 훌륭하다. 앞서 말한 섀시의 강성도와 함께 6개의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또한 사람이 타는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충돌 발생시 에너지를 고르게 분산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그 결과 한국 NCAP 시험에서 정면, 측면, 후면 등의 충돌 시 안전성 평가에서 별 5개를 받았다.

    몇몇 단점에도 ‘착한 가격’으로 모두 ‘커버’

    이외에도 ▲급제동시 비상등을 켜 후방차량에게 경고를 하는 급제동 경보시스템(ESS) ▲버튼시동 스마트키 ▲연비 운전을 유지하는 에코 크루즈 시스템 ▲하이패스 시스템(ETCS) 내장 ▲연비 개선과 CO₂저감에 효과적인 실리카 타이어 적용 등의 사양이 적용돼 있다.

    여기다 디자인이나 편의장치, 실내 공간을 ‘20대에 초점을 둔’ 동종의 국산 SUV와는 달리 각종 수납기능을 추가하고 뒷좌석의 크기를 850mm까지 넓히는 한편 디자인 또한 ‘남성미’를 강조해 ‘SUV 다운 SUV’가 되도록 했다.

    물론 시승단이 지적한 단점들도 있다. 아이들링 때의 미세한 진동, 패들시프트가 아닌 운전대 위의 버튼 방식인 수동변속기능, 기존의 쌍용차 SUV에 비해 가벼운 핸들링 등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은 바로 ‘가격’ 때문이다.

    현재 ‘코란도 C’와 동급인 국산 SUV의 가격은 최저 2,000만 원대 이상, 최고급 옵션을 선택할 경우에는 3,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반면 ‘코란도 C’는 1,995만 원부터 시작한다. 시승단 대부분은 ‘이 정도 가격에 이런 사양과 성능이면 훌륭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현재 ‘코란도 C’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다. 자동차 전문 언론들 또한 국내 시장의 ‘지배자’들에 대항해 쌍용차가 선전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쌍용차가 ‘코란도 C'를 시작으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