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신문"한국 용병, 리비아시위 진압"오보 삭제 전쟁
  • 리비아사태와 관련 영국의 인터넷신문이 오보를 내는 바람에 주영 한국대사관과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한국의 외교통상부가 발칵 뒤집히는 일이 벌어졌다. 

    19일 낮 주영 한국대사관과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한국의 외교통상부에 ‘한국 용병들이 리비아 민주화 시위 폭력 진압에 앞장서고 있다’는 기사가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실렸다는 급보가 날아들었다.

    이미 한국 대형 건설업체 현장이 주민들의 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현지인들을 자극해 한국인과 한국기업들을 큰 위험에 빠트릴 내용이었다.

    담당 기자가 블로그를 통해 긴박한 시위현장의 상황을 그대로 전한 이 기사는 "한국과 아프리카 용병들이 벵가지 시위대와의 전투를 위해 밀려 들어왔다"는 리비아 여성의 목소리를 옮겨 놓은 것. 흥분된 목소리의 오디오파일도 첨부돼 있었다.

    과거 북한군이 리비아에 파견돼 교육․훈련 등을 담당한 적은 있지만 한국군이 리비아에 용병으로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리비아에 있는 한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가 있다고 판단한 주영 한국대사관은 공관장 회의차 서울 출장 중인 추규호 대사를 대신해 유의상 공사와 정무과, 이대중 홍보관으로 이어지는 비상망을 가동했다. 곧이어 해당 신문사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휴일이라 연락이 닿지 않았고 수소문 끝에 당직자와 간신히 연결됐다.

    그러나 신문사 측은 기사 삭제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대신 오후 2시께 "대사관이 한국 용병은 리비아나 아프리카에 현재 없다고 전해왔다"는 반론만을 덧붙였다.

    이 홍보관은 반론 한 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으로 다시 국제담당 편집인을 접촉해 "현지에 있는 한국인의 안전에 심대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거듭된 요구와 설명에 잘못된 내용임을 인정한 신문사 측은 인터넷판에 있던 한국 관련 부분과 오디오 파일을 모두 삭제했고 21일자 신문에도 한국과 관련된 부분을 싣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