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국제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신년호(1/2월호)에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스러운 통념을 깨는 `독창적인' 지혜들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이 FP에 제시한 다소 엉뚱한듯한 새로운 지혜의 주요 내용을 요약했다.

    ▲ 경제는 계속 성장할 수 없다.

    인류가 지난 2천년간 그랬듯이 앞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며 금세기 들어 환경과 자원고갈 문제는 세계 전체의 경제성장을 멈추게 할 것이다.

    최근 중국의 희토류 금수 파동에서 보듯이 지구에는 이용 가능한 자원의 부족현상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고, 기후변화로 말미암은 경제적 피해는 그것 자체만으로 성장을 멈추게 할 수 있다.

    ▲ 중국의 부상이 전쟁을 의미하지 않는다.

    독일의 부상과 이에 대한 영국 내의 공포가 1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듯이 지금 중국의 부상과 이에 대해 미국에서 조장되는 공포가 21세기에 또 다른 전쟁을 몰고 올 것이라는 관측은 잘못이다.

    19세기 말 미국이 영국의 헤게모니를 평화적으로 인수했듯이 모든 강대국의 부상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더욱이 미국과 중국은 국제금융시장 안정과 사이버범죄, 핵확산, 기후변화 등 지구촌 차원의 각종 현안에서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었다.

    ▲ 중국은 미국을 앞서지 못하고 있다.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시장 환율을 적용해 비교하면 미국은 중국에 월등히 앞서고,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의 `2025년 전망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상대적인 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0년간 미국이 쇠퇴하는 사이 중국이 크게 성장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앞서고 있고, 중국은 무엇보다도 2010년 유엔 인간개발지수에서 89위에 머물고 있다.

    ▲ 은퇴 연령이 너무 높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통념 중의 하나는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은퇴를 늦추고 좀 더 오래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노인 사회보장수당을 줄이려고 이러한 주장을 이용한다.

    그러나 은퇴 연령을 높이면 오래 살 수 없거나 은퇴를 늦출 수 없는 주로 가난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은퇴수당이 줄어든다. 또 대부분 사람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은퇴하는데 은퇴 연령을 높이면 많은 사람이 또다시 일자리를 찾아서 헤매야 한다.

    ▲ 미국은 이스라엘에 자주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동에서 이스라엘은 평화의 주된 걸림돌이며 미국은 이스라엘에 평화를 위해 타협하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는다는 통념은 대체로 틀린 생각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문제를 비난했듯이 미국이 이스라엘에 공개적으로 압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것이 비공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잘못된 통념이 생긴 것이다.

    ▲ 각종 보안조처가 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국토안보부(DHS)와 산하 연방교통안전청(TSA)이 9.11테러 이후 엄청난 예산을 들어 각종 보안 조처를 강화했지만, 그동안 테러음모를 적발하는데는 공항 보안검색장비가 도움이 된 것이 아니라 승객이나 승무원, 정보 당국이 더 큰 역할을 했다.

    이밖에 ▲세계경제는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여전히 싸울 가치가 있다 ▲때때로 통념이 옳을 때도 있다 등이 통념을 깨는 `지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