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외모지상주의 부추겨…위화감 조성"
  • '짝'을 만나 살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한국인의 인생관을 자연스레 보여준다는 의도로 기획된 SBS스페셜 '나는 한국인이다-짝'이 방송 직후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애당초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국인만의 짝 찾기를 표방, 한국인 특유의 기질을 살펴보겠다는 야심찬(?) 기획 의도와는 달리 기존에 등장했던 예능 프로그램의 '짝짓기 코너'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쇄도하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지난 2일 방송된 '나는 한국인이다-짝' 1부에선 반려자가 없는 20~30대의 7명의 남성과 5명의 여성이 '애정촌'이라는 가상의 장소에서 만나 짝을 찾는 과정이 그려졌다.

    참가자들은 각자 이름이 아닌 남자 1호, 여자 1호 등으로 불리며 애정촌 12강령에 따라 7박 8일 동안 자신의 진정한 짝이라고 생각되는 이성을 선택하는 과정을 겪었다.

    결국 방송 마지막 날 남자 5호와 여자 4호, 남자 3호와 여자 3호만이 각각 커플을 이루는 데 성공, 나머지 출연진은 애정촌을 떠나는 안타까운 모습이 연출됐다.

  • 문제는 출연진의 면면이 '한국인의 대표상'이라고 보기엔 뭔가 적절치 않은 화려한 일색으로 꾸며져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일부 출연자의 경우 케이블 방송 짝짓기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유경험자'로 알려져 과연 이 프로그램이 당초 기획 의도에 맞게 제작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제작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남자 3호'로 출연한 이종격투기 선수 유우성씨는 케이블채널 tvN '러브스위치'에 출연, 당시 여성 출연자와 커플로 맺어진 경험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남자 3호'와 짝짓기에 성공한 '여자 3호' 탁예은은 케이블채널 온게임넷 MC로 맹활약한 연예인이며, 짝짓기에는 실패했지만 남자 7호로 나온 송창민과 여자 2호로 출연한 이시은도 tvN의 '러브스위치'나 '화성인 바이러스' 등에 출연한 바 있는 '준연예인'들이다.

    더욱이 다른 출연진의 직업들도 예사롭지가 않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사법연수생', '재력가 집안의 자제'에다 '연애컨설턴트', '미스코리아 출신'까지 소위 잘 나가는 직군들로 구성돼, 위화감을 조성하는 일부 선정적인 예능프로그램 출연진 포맷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이 중 2010 미스코리아 인천 진 출신인 '여자4호' 온인주가 사법연수생 '남자 5호'와 커플로 맺어지자 네티즌들은 "여자는 외모, 남자는 돈이라는 공식이 다시금 입증됐다"며 "사법연수생과 미스코리아 커플이라는 뻔한 소재를 갖고 다큐멘터리를 운운하는 게 너무 우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