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FTA이견 등...정국주도권 확보했음에도 불씨남아
  • ▲ 민주당 손학규(가운데) 대표가 5일 오전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민주당 손학규(가운데) 대표가 5일 오전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예산국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전선을 확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형이슈가 잇따라 터진 덕분에 야당으로선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할 '공격거리'가 늘어난 까닭이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영부인 몸통설'처럼 역풍이 불 이슈거리는 피하고, 최대한 효율성을 끌어올릴 이슈를 정조준해 '집중 공세'를 펴겠다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의 대여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 '영부인 몸통설' 재빨리 발 빼고 '대포폰' 십자포화

    민주당은 5일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한 자당 의원의 발언과 관련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다. 전날 박지원 원내대표가 "영부인 문제는 이 정도로 끝내자"며 여권에 잠정 휴전을 제안하면서부터다.

    대신 연일 '청와대 대포폰'을 집중 난타했다. 당초 '불법 대포폰'으로 청와대와 공직윤리지원관실을 겨냥했던 민주당은 도.감청으로 공격의 범위를 넓혔다.

    손학규 대표는 "청와대가 직접 민간인 사찰을 주도하고 은폐한 것"이라고 주장한 뒤 "요즘 진행되는 일련의 사태로 볼 때 이명박정부의 국정철학에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국정조사 및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사실을 은폐했다가 결국 사임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인권을 유린했다가 정권을 무너뜨렸다"면서 '정권 존폐여부'까지 운운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단순히 청와대와 총리실 직원 간 대포폰 몇 대 문제가 아니라 5000만 국민을 감시 대상으로 삼는 이 정권의 본질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리실과 청와대도 제대로 통화를 못하는 이 상황이야 말로 시민단체와 연대투쟁할 수 있는 핵심쟁점"이라고 말해, 당 이슈로 끌고 갈 뜻을 분명히 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왜 청와대가 대포폰을 지급했겠느냐. 흔적을 남기지 말고 무차별적으로 사찰하라는 취지였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고, 조배숙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원활한 업무 소통을 위해 차명폰을 사용했다'고 하던데 대포폰 사용이 불법이란 점을 몰라서 한 말인지 모른 척 하고 싶은 것인지 묻고 싶다"고 따지고 나섰다.

    'UAE 특전사 파병 반대'로 각 세우고, '4대강 대공세'로 여론전

    정부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전사 파병 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민주당은 원전수주와 파병 문제를 연결시켜 공세를 펴기도 했다. 전날 "원전수주 당시 한국 정부가 그 대가로 군대파병을 약속했을 것이라고 제기된 의혹이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차영 대변인.5일)고 주장한 데 이어 천정배 최고위원은 "(정부는)지난 1년간 파병설을 강력 부인해왔는데 그동안 밀실협약을 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손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국익관이 문제"라고 비난하면서 "눈앞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군대를 파병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장기적으로 국익을 크게 해치는 것"이라고 정부여당에 날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8일 국회 본청에서 '4대강 사업 예산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4대강 여론전에 전면 뛰어들 예정이다. 전현희 대변인은 "앞으로 4대강 사업 반대 투쟁을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와 공조해 전국민적인 반대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해,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당내 계파간 엇갈린 한미FTA 목소리...'고민되네'

    굵직한 공격거리로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대반격이 성과를 거둬가는 형국이지만, 우리나라와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해 내심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태다.

    전날 의원총회를 열어 한미FTA 재협상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지만 결론 도출엔 실패한 것. 전면 재협상파와 재협상 반대파가 엇갈리면서 결론 도출은 다음주로 미루자고 일단 가까스로 봉합했으나, 이로 인해 내부 충돌이 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논의기한 설정이 애매하다는 것도 고민이다. 당장 다음주(11~12일)에 열리는 G20정상회의 전에 한미 FTA 실무협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론 도출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탓에 당 안팎에서는 오랫만에 대여공세 호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발이 안 맞아서' 적전분열이 일어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