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예멘 주재 美무관 납치 혐의로 징역살이9.11테러 직후에는 ‘온건한 이슬람 지도자’로 美국방성 초청받기도
  • 지난 28일(현지시각)부터 시작된 ‘예멘발 미국행 소포 테러’ 시도로 각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美-英 정보당국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급진 이슬람 성직자인 안와르 알-올라키로 지목하고 있다.

  • 안와르 알-올라키(이하 올라키)는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의 지도자로 9.11 테러 이후 지금까지 굵직한 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던 이슬람 성직자로 미국 시민권자다. AQAP는 2009년 1월 사우디 아라비아와 예멘 지부를 통합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1971년 美뉴멕시코州에서 태어난 올라키는 7살 때까지 미국에 살다 예멘으로 돌아가 이슬람 교육을 받고 자랐다. 10대 후반 다시 미국으로 간 올라키는 콜로라도 주립대와 샌디에고 주립대를 다녔다. 1994년 결혼한 그는 이슬람 성직자(이맘)가 됐고 1996년에는 샌디에고에 있는 ‘마스지드 알 리바트 알 이슬라미 사원’을 운영했다. 2001년에는 버지니아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활동하면서는 ‘온건 이슬람 지도자’로 지목되어 美국방성에 초청받기도 했다.
     
    올라키는 2002년 영국으로 건너가 젊은 이슬람 교도들에게 강의를 시작했다. 2004년에는 예멘으로 가 알-이만 대학(수니파 학교)에서 강의했다. 2006년 8월 예멘에서 미군 무관을 납치하려 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 18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9.11 테러 이후 조사결과 올라키는 자신이 일하는 성원에서 9.11 여객기 테러범들과 오랜 기간 회합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석방 이후 올라키는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과 소책자, CD 등을 통해 반미 성전(지하드)을 선동하는 글을 공개해 젊은 이슬람 교도들의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실제 2009년 11월 5일 美포트 후드에서 무차별 총기난사로 13명을 살해한 니달 하산 소령도 그로부터 여러 차례 종교적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9년 12월 25일 美디트로이트행 여객기 폭파를 기도했던 나이지리아 출신 우마르 파루크 압둘 무탈라브는 올라키를 직접 만났고, 2010년 5월 뉴욕 타임 스퀘어 폭탄테러를 기도했던 파이잘 샤자드는 그의 설교에 영향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美정부는 CIA에 올라키 사살명령을 내려 그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남예멘 알 카에다 본부를 공습했지만 그는 무사했다. 英MI6 국장조차도 올라키를 알-카에다 지도자로 거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라키는 인터넷과 각종 수단을 동원해 ‘성전’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7월 20일에는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전달하는 음성메시지를 통해 “예멘은 오바마 정부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것”이라며 ‘성전’을 독렬하기도 했다.

    한편, 올라키의 가족과 이슬람 단체들은 올라키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가 정당한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고 미국시민을 사살하려 하고 있다며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