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화, 조희문, 그리고 MB정부의 공정사회  
     아무 일도 안 했으면 연임까지 가능했을 조희문 위원장

    변희재   
     
     김미화가 남편까지 끌어들여 언론플레이에 나섰다. 김미화는 애초에 KBS 블랙리스트설을 흘린 바로 그날, 자신의 남편의 쇼케이스 음반 홍보 보도자료를 돌렸다. 현재 KBS의 김미화 명예훼손 고소 건 역시 바로 이 문제로 초점이 맞춰져있다. 김미화가 KBS 블랙리스트설을 들었다는 장본인으로 지목한 연예가중계 작가는 “총 3번 경찰조사를 받았다. 김미화가 자신의 남편 쇼케이스를 ‘특종’이라며 취재를 요청했지만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이고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점을 들어 거절했다. 수 차례 취재를 요구했지만 내 선에서 거절했다. 문건에 대한 얘기는 꺼낸 적 없다”고 반박했다.
     
     KBS 측 역시 김미화가 남편 쇼케이스 음반 홍보를 위해 KBS를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이에 김미화의 남편은 인터넷에 글을 올려 “끝까지 소송에 임하겠다”며 부부일심 동체를 과시했다.
     
     김미화는 이와 별대로 자신의 친노 행각을 감추기 위해 SBS에 허위사실을 알려 거짓 공문을 받아 기자들에 배포한 혐의로 독립신문 박주연 기자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특히 김미화는 이런 허위공문을 근거로 독립신문과 박주연 기자에 3천만원대 민사소송까지 걸어놓기도 했다. 이 사건은 현재 고등검찰로 넘어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남편 쇼케이스 음반 홍보, KBS와의 소송, SBS 거짓공문 배포 등등 시사프로그램 MC로서는 도저히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조차, MBC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 MC는 법적 시비가 가려지기 전이라도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 일단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관례와 상식이다. 안 그래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김미화의 질문과 멘트가 여러차례 문제가 된 마당에, 시사 이슈 인물을 상대해야할 MC가 고소고발과 허위공문 등 자신 스스로 뉴스가 되었다면,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방문진 한상혁 이사의 고객 김미화 편들기, 국민권익위에 조사요청할 것
     
     그러나 놀랍게도 지금 이 시간까지 김재철 사장의 MBC는 김미화의 행태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않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김미화의 SBS 허위공문에 대해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측에서 방문진에 조사요청을 하자, 바로 김미화의 법적 대리인이었던 법무법인 정세의 한상혁 변호사가 적극 막았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측에서는 한상혁 변호사가 자신의 고객을 위해 방문진 이사라는 공직을 이용한 점에 대해서도 방문진 감사에 조사요청을 해놓았다. 또한 다음주 안에 국민권익위에 영진위 조희문 위원장의 사례에 준하여 조사요청할 예정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조희문 위원장의 해임 절차가 시작되었다. 공개된 문광부의 해임처분안은 그 자체로 비상식적이었다. 독립영화 심사위원에 전화를 하여 업무수행을 방해했다는 사실 (그것도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국민권익위의 일방적 판단 이외의 근거는 없다) 이외에는 모두 야당 의원과 좌파단체들의 주장만 열거되어있다. 일국의 공식 기관장의 해임처분안으로는 함량 미달이다.
     
     더 심각한 것은 문광부의 해임안 결론이 조희문 위원장이 영화계 내 갈등을 조장했다는 점으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조희문 위원장이 영화계 내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좌파들이 국민의 재산을 마치 자기네 것인 양 독점해온 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 전용관 운영방식에 대해 개혁을 했기 때문이다. 여러차례 언급되었지만, 감사원으로부터 횡령 등의 혐의로 독립영화전용관 운영권이 박탈된 한국독립영화협회의 주장까지도 문광부는 해임 근거로 삼고 있다.
     
     조희문, 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의 좌파독식 구도 놔두었으면 연임도 가능했을 것
     
     영화계의 갈등을 조장하지 않는 방법은 매우 쉽다. 10년 간 국민세금을 자신들의 정치자금인양 이용해온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의 철밥통 기득권에 손대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두었으면 된다. 독립영화 심사 역시 과거 정권이었으면 절대 선정될 수 없는 ‘꽃파는 처녀’와 같은 북한 인권 영화가 선정되든 말든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실제로 현 정부의 기관장들 중 좌파 독식구조의 시장을 정상화하는데 노력하는 인물은 손에 꼽아야 한다.
     
     심지어 여러 우파 인사들과 단체들의 추천으로 기관장이 된 뒤, 연락을 끊어버리는 인물들도 있다. 이런 인물들은 좌파의 표적도 되지 않고, 유유히 자기 자리를 지켜낸다. 조희문 위원장과 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에 손대지 않고, 독립영화 심사도 방치했다면, 내년 5월 연임도 문제없었을 것이다.
     
     김미화는 SBS, KBS, MBC를 돌아다니며 방송계 갈등의 핵심 인물이다. 김미화의 친노 행적 지우기를 위한 작전 탓에 SBS는 대표이사가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런 김미화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 MB 정부에서 임명된 MBC 김재철 사장까지 그 누구도 “방송계 갈등을 조장한다”, “어떻게 상대 방송사의 공문을 조작하느냐”고 비판하는 인물은 없다. 물론 방송 MC와 기관장의 위상 차이는 있다. 그러나 김미화가 설사 기관장이었어도 지금 분위기라면 방송계를 자기 앞마당처럼 헤집고 다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김미화가 굳게 믿고 있는 것은 정치세력화한 MBC 귀족노조이다. 김미화가 불법을 저지르든 행패를 부리고 다니든 MBC 귀족노조는 김미화의 영원한 우군이 될 것이다. 김미화가 친노좌파의 입맛에 맞는 일만 계속 한다면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김미화가 KBS와 적당히 타협하는 순간 MBC에서 김재철 사장의 뜻이 아니라 귀족노조의 뜻대로 하차하게 될 것이다.
     
     반면 조희문 위원장은 좌파 독식구조의 영화계 내에서 시장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다, 칼을 들고 기다리는 친노좌파 언론사와 단체의 표적이 되고, 작은 실수 하나라도 나오게 되면 곧바로 아웃되는 형편이었다. 이것이 조희문 위원장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현 정부 하의 기관장 모두의 문제라는 게 심각한 일이다.
     
     노무현 정권하의 기관장, 일치단결하여 자기 세력 이권 챙겨줘도 낙마 사례 없어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하여 노무현 정권 당시 기관장 중 조희문 위원장과 같은 사안으로 낙마한 사례는 없다. 물론 일치단결하여 일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사고가 터지지도 않고, 사고가 터져도 외부 정치세력이 힘으로 막아주기 때문에 국민권익위와 같은 국가 기관으로부터 처분 통보를 받을 가능성도 없었다. 이런 보호막 속에서 영화계 좌파 독식 구조도 고착화되었다.
     
     공영방송 MC라는 신분도 잊어버리고 오직 사익을 위해 방송계와 검찰, 경찰을 마음껏 누비고 다니는 김미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영화판 개혁을 하다 같은 정부의 같은 임명권자에 의해 낙마 위기에 처한 조희문, 이건 누가 봐도 공정사회의 원칙이 아니다. 
     

    <변희재 /객원논설위원, 미디어워치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