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이슬람운동(IMU) 조직원 국내 활약 의혹 제기서방 정보기관들 "한국 내 활동 가능성 충분히 높다"
  • G20 정상회의가 3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경찰, 군 등 ‘G20 준비단’은 국내 좌파진영의 게릴라 시위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해외 무장조직이 G20 정상회의 방해를 노려 국내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단체는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단체인 우즈베키스탄 이슬람 운동(Islamic Movement of Uzvekistan, 이하 IMU). 이름은 ‘종교운동’ 단체지만 실제로는 이슬람 종교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무장 단체다.

    탈레반, 알카에다와 연계되어 있는 IMU

    IMU는 1991년 이슬람 이론가인 타히르 율다세프(Tahir Yuldashev)와 전직 소련 공수부대원인 쥬마 나만가니(Juma Namangani)가 퍼가나 계곡에서 설립했다. 그들의 목표는 기존의 우즈베키스탄 공화국을 전복하고 4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로 통치하는 종교국가를 만드는 것이었다.  

  • ▲ IMU의 주요 활동무대인 중앙아시아 지도. IMU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생겼으나 주변 '스탄'국가에서도 활동하는 국제적 무장조직이다.ⓒ
    ▲ IMU의 주요 활동무대인 중앙아시아 지도. IMU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생겼으나 주변 '스탄'국가에서도 활동하는 국제적 무장조직이다.ⓒ

    이들은 타지키스탄 외곽과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주로 활동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는 키르기스탄 남부지역까지 진출할 정도로 세력을 넓혔다. 그러다 2001년 9.11테러 이후 탈레반과 함께 미군이 이끄는 연합군에 맞서 싸우다 큰 피해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단체 설립자인 나만가니가 사살당하고 남은 IMU 병사들은 갈라졌다.

    율다세프는 남은 병사 중 일부를 데리고 탈레반 지역으로 피신했다. 율다세프 또한 2009년 9월 30일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후 IMU는 와지리스탄 지역에 훈련캠프를 차린 뒤 탈레반, 알 카에다 등과 연계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일부에서 ISAF와 전투를 벌이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탄, 타지키스탄 대통령 암살 및 정부 전복, 서방 국가 공격을 위해 활동 중이다. IMU는 지금도 인원이 7000여 명에 이르며 알 카에다 고위급 회의에도 참석한다고 한다.

    안와르 울하크 사건…탈레반인가 IMU인가

    그런데 이 IMU 조직원이 한국에도 암약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 시작은 파키스탄人 ‘안와르 울하크(31)’ 사건. 안와르 울하크 씨는 대구 이슬람 성원에서 7년 동안 ‘이맘(이슬람 성직자)’으로 활동했다. 그런데 그는 진짜 ‘이맘’이 아니었으며 ‘지하 울하크’라는 가짜 신원으로 위조여권을 발급받아 7년 동안 네 차례 한국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활동했다.

    당시 검경 조사에 따르면 안와르 울하크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자신을 ‘탈레반’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파키스탄에 중장비를 수출하는 사업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人 동업자에게 고소를 당하자 ‘내가 탈레반 고위층과 친분이 깊다. 파키스탄에 있는 가족들이 무사하기를 바라면 고소를 취하하라’는 협박도 했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경찰이 탈레반과의 연관성을 추궁하자 그는 ‘탈레반이 맞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그는 ‘국정원과 검찰, 경찰이 나를 괴롭혀 홧김에 그렇게 진술했다’고 말을 뒤집어 법정에서는 이 부분이 인정되지 않았다.

    또한 2007년 ‘샘물교회 납치사건’ 당시 석방교섭을 주선하겠다고 나섰던 것에 대해서도 안와르 씨는 “어떤 파키스탄人이든 (탈레반과) 관련이 있고, 외계인이 아닌 이상 탈레반과 연락이 가능하다”고 진술했다. 지난 6월 10일 법원은 안와르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했다.

    서방 정보기관, G20 회의 노린 IMU 활동에 주목

    특이한 점은 이 사건이 국내보다는 서방 정보기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안와르 씨가 탈레반보다는 IMU 조직원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안와르 씨가 대구 이슬람 성원에서 ‘이맘’으로 재직할 당시 그와 가까운 제자가 20여 명 가량 되었다는 첩보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 ▲ 前타지키스탄 군인들이 알 카에다에 합류한 뒤 '성전(Jihad)' 깃발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는 대부분의 이슬람 교도와는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
    ▲ 前타지키스탄 군인들이 알 카에다에 합류한 뒤 '성전(Jihad)' 깃발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는 대부분의 이슬람 교도와는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

    한 정보 소식통은 “안와르 씨는 사건 당시 탈레반은 활동하다 잡혀도 자신의 신분을 위장한다는 원칙을 어긴 점이나 그가 이맘으로 활동했다는 점, 주변의 동포들을 협박했다는 사실 때문에 알 카에다나 탈레반보다는 그들과 관계가 깊은 IMU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보 소식통은 파키스탄人이 IMU에서 활동할 가능성에 대해 “파키스탄 사람이 IMU 조직원일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그들의 폭력성이 강하거나 무장능력이 뛰어나다기보다는 예측불허인 행동패턴이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서방 정보기관들의 우려대로 IMU 조직원이 G20 정상회의를 노린다면 현재의 경비 계획도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외국인 관광객 우대’ 정책이나 ‘다문화 국가’ 정책, 정부 인권직무규정 등에서 ‘빈 틈’이 발생할 수 있어 관계당국의 치밀한 대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