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ㆍ장년이 된 신사와 주부들이 과거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교복을 입고 경북 경주로 떠나는 추억의 수학여행이 인기다.

    17일 이 행사를 주관하는 신라문화원에 따르면 2007년 가을 첫 행사를 시작한 이후 매년 봄과 가을 수학여행철이 되면 전국의 중ㆍ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추억의 경주 수학여행'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첫 주말과 휴일에는 상주초등학교 졸업생 60여명이 졸업 45주년 기념으로 교복을 입고 경주를 찾았으며, 지난 9일에는 군산여자고등학교 제53회 동기생 40여명과 김천고 제33회 졸업생이 1박2일 일정으로 경주의 유적지를 둘러봤다.

    또 16∼17일에는 서울 인창고등학교 제18회 동기생 80여명과 환갑을 맞는 대전중학교 졸업생 40여명, 을미고 및 울산여상 졸업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특히 인창고 18회 동기생들은 남다른 사연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1970년 10월 17일 수학여행에 나섰다가 열차 충돌사고로 학생 10명 등이 숨지는 아픔으로 수학여행을 뒤로 미뤘다가 40년 만에 경주를 찾은 것.

    동기생들은 이원선 18회 동기회장의 제안으로 40년 만에 옛 교복을 입고 은사와 함께 경주로 수학여행에 나섰고, 신라문화원은 이런 사연을 듣고 서울역 출발 때부터 교복을 입고 경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 달 6∼7일에는 여수상고, 경북여고 등이 추억의 경주 수학여행에 동참한다.

    경주를 찾는 중년의 학생들은 문화유산해설사인 담임을 배정받고 자율적으로 선도, 반장 등을 정해 첨성대, 천마총 등 옛 수학여행 단골 답사 장소를 둘러보며 추억을 되새기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 수학여행을 경주로 다녀간 졸업한 지 30∼40년 되는 각급 학교 동창회, 동문회의 특별모임 등에게 추억과 향수를 되살릴 수 있는 만남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신라문화원이 기획했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경북도와 경주시의 지원으로 특별히 교복을 준비해 호응을 얻고 있다"며 "특히 다음 달 KTX 경주구간이 개통되면 더 많은 학교 졸업생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