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인 요시다 쇼인을 생각하며

    한국에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큰 존경을 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요시다 쇼인입니다. 그는 사실 많은 세월을 살지도 못했습니다. 30세의 젊은 나이에 죽었으니까요. 그는 높은 지위에 올라가지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그의 영향력은 매우 강력했으며 긴 세월 동안 이어져 갔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요.
    한 마디로 말해 후진 양성을 통해서입니다. 죠수번에서 태어난 요시다 쇼인은 사꾸마 쇼잔에게 교육을 받았고 그 스스로가 제자들을 받아들인 후 심혈을 기울여 가르쳤습니다. 그의 교육 철학은 독특했는데 그것은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무라이들의 교육기관인 명륜관의 교수자격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라이의 자녀들만이 아닌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제자로 거두어들인 것입니다.
    그의 제자 가운데 유명한 이는 이토 히로부미입니다. 사무라이, 주겐, 아시가루 등으로 나뉘는 신분 구조에서 주겐의 시중을 드는 최하층의 이토 히로부미는 요시다 쇼인의 배려로 공부를 할 수 있었고 후에 일본 정부를 장악하는 인물로 성장해갈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토 히로부미가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그는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죽고 말았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그것이 나았을 것입니다만)

    사무라이가 아니면서 요시다 쇼인에게서 교육을 받은 또 하나의 유명 인물은 야마가타 아리토모입니다. 그는 주겐 신분이었고 사무라이처럼 교육받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시다 쇼인 덕분에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후에 일본의 군부를 장악하게 됩니다. 지금도 일본 육군의 태두로 인정을 받고 있는 사람이 야마가타입니다.
    일본의 현 군 체계를 살펴볼 때도 요시다 쇼인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시다의 제자인 다카스키 신사쿠는 사무라이만 칼을 찰 수 있는 시대에 일반 평민들 역시 군인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모아진 군대는 괴상한 병사들의 부대라는 의미로 기병대(奇兵隊)라고 불렸습니다. 신사쿠는 기병대의 1대 총독이 되었고 아리토모가 2대 총독이 되었는데 아리토모는 징병제를 통해 국민군대를 양성하고 그 배후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요시다 쇼인이 철천지원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큰 고통을 준 중심인물인 이토 히로부미와 야마가타 아리토모 등을 키워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서 배울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야말로 진짜 힘이요 영향력이라는 것을 알고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집중한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가 좁고 자원이 많이 나지 않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데다가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강대국들과도 인접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좁은 땅덩어리마저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있는 형편이고요. 그러나 감사한 것은 한국인들이 부지런하고 재빠르며 머리가 좋고 끈기가 대단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장점을 잘 살리면서 동시에 국제적인 안목을 갖춰주고 다양한 상황에서서 올바로 결정할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준다면 한국인의 가능성을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약한 것은 아닙니다. 세계 어느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교육열을 지닌 것이 우리나라라는 것을 세계인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물을 키워내는 교육인가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지위나 명예나 돈벌이가 아니라 진정 이 나라의 기둥들을 길러내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인재 양성에 힘쓰는 스승님들이 얼마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신문지상을 통해 듣게 되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그다지 밝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제대로 시작하면 됩니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이 다른 것들에 비해 결과가 더디 나타나지만 그 영향력과 파급 효과는 강력하고도 지속적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뿌려가는 씨앗을 통해 자신이 태어나고 속해서 살아가고 있는 이 나라를 사랑하고 이 나라의 백성들을 위해 헌신하며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들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난다면 그 어떤 강대국들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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