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주요 지자체의 교육감에 좌파 성향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이들은 무상급식 실시와 함께 일제고사 반대, 특목고 폐지 등을 내세우며 교육인적자원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98년 이해찬 세대에 이어 이번에는 전교조 세대가 등장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뉴데일리>는 ‘이해찬 세대’인 대학생에게 이 문제를 물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그렇게 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해찬 세대, 그들이 보는 이해찬 정책

    ‘이해찬 세대’라고 밝힌 대학생 A는 학내와 고향 친구들에 대한 부담으로 익명 인터뷰를 희망했다. 그는 82년 생으로 D대학 건축 분야를 전공 중이다. ‘이해찬 세대’에 대한 질문을 듣는 순간, 그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저희 또래는 ‘이해찬 세대’라는 단어를 싫어합니다. 이해찬 씨가 우리에게 뭔가 혜택을 준 것도 아니고, 우리는 그 사람과는 별 상관도 없고 그 생각에 동의하지도 않는데, 기성세대는 왜 우리를 마치 새로운 세대가 나타난 양 뭉뚱그려 말하는지 불만이었습니다.”

    A씨는 98년 3월 이해찬 당시 교육부 장관이 “뭐든 한 가지만 잘 하면 대학 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말을 들으면서 일면 솔깃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친구들은 그 말을 듣고선 당구장이나 게임방을 돌면서 ‘이것만 잘 해도 대학갈 수 있다’며 놀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대학 입시를 쳤을 때 결과는 달랐다고 한다. 

    “제 주변이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그렇게 ‘한 가지만 잘 해서’ 대학에 들어간 친구는 없었어요.”

    “학부모나 주변 환경 탓에 새로운 ‘이해찬 세대’는 나오기 어려울 것”

    A씨의 말에 따르면 결국 이들이 입학할 때 성적반영은 내신 70%, 입시점수 30% 정도였다고 한다. 일부에서 제기됐던 기초학력 저하 논란에 대해서는 “그렇지만도 않았다”고 답했다.

    “부모님들께서 이해찬 장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은 탓에 학원에도 보내고 해서 대학 들어가 크게 고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 이전부터 우리나라는 대학입시 정책으로 오락가락했잖습니까.”

    결국 부모들의 현실적인 판단이 ‘이해찬 세대’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이들에게는 도움이 됐다. 물론 이들 세대는 다른 곳에서 피해를 봤다고 한다. 적성이나 취업과는 관계없이 그저 성적으로만 대학에 들어간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실제 A씨의 한 친구도 서울 한 대학의 통계학과를 입학했다 졸업 뒤 자신의 적성과 취업 문제로 의료 관련 학과에 다시 입학했다고 한다.

    “그 때 이해찬 장관의 말을 무시하고 흘려들었으면 좋았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랬으면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해서 취업 잘 되고 적성에 맞는 과에 들어갈 수 있었을 테니까요.”

    이처럼 소위 ‘진보적 교육정책’을 직접 체험한 A씨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親전교조 교육감들의 정책에 대해 무상급식을 제외하고는, “학부모들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 때문에 ’곽노현 세대’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해찬 세대’라 불렸던 젊은 세대가 전교조보다 오히려 더 현실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