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총 400억달러(한화 47조원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각국 외신은 일제히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28일 '한국이 중동에 원전을 짓는다'는 제목의 파리발 보도에서 "한국 컨소시엄이 제너럴일렉트릭(GE)-히타치 팀과 프랑스의 전력공사(EDF)-아레바 컨소시엄을 격퇴했다"고 전했다. NYT는 특히 올해 에너지 부문에서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이번 계약 입찰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고위 인사들이 로비에 뛰어들어 경쟁이 뜨거웠다면서 결국 한국전력공사가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이 포함된 컨소시엄을 주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에는 거의 100년간 지속될 협력관계가 필요하다"는 칼둔 알 무바라크 UAE 원자력공사(ENEC) 회장의 성명을 소개하면서 UAE 원전 건설은 분명 엄청난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또 이번 원전 계약은 UAE의 첫 대규모 수출 거래라면서도 일부에서는 이란과 걸프만을 두고 마주한 UAE에 원전을 짓는 데 대해 안전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 컨소시엄이 프랑스와 미국, 일본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UAE 원전 건설 계약을 따냈다며 이는 최대 규모의 입찰 가운데 하나였다고 전했다. FT는 아레바와 토탈, 프랑스 가스공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협상 초반 선두를 달렸지만 한전 컨소시엄이 최종 계약자로 낙점됐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다른 중동 국가들도 앞으로 에너지 수요에 대응할 원전 건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이 UAE와 4기의 원전 건설 계약에 서명하고 양국이 에너지 협력을 위한 고위급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통신은 "한국과 관계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발전해 (이번 계약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내용의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성명을 소개하기도 했다.

    영국 BBC 방송은 한국이 1978년 처음 원자력 발전을 시작해 현재 20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경제전문 온라인 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세계 원자력 산업에서 한국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계약이 UAE의 계획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여타 업체와 협력 방안이 계속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