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리산 스님들의 못말리는 수행 이야기 ⓒ 뉴데일리
    ▲ 지리산 스님들의 못말리는 수행 이야기 ⓒ 뉴데일리

    지리산 화개골 맥전 마을, 버려진 헌 문짝과 헌 나무들로 만든 한 평 남짓 토굴에서 수행하는 두 스님들의 이야기. 수행 중 건져 올린 소박한 일상과 은사인 정봉 스님께 들었던 법문들을 대중과 나누기 위해, <보리심의 새싹>이라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새롭게 엮었다.

    모두들 앞만 보고 달리고 돈이면 뭐든 다 된다는 세상에서 고려대 문과대를 졸업한 천진 스님과 부산대 음대를 나온 현현 스님. 이 스님들은 세상을 거꾸로 살아나간다.
    이들이 머무는 한 평짜리 토굴엔 겨울이면 냉기가 스며들고, 여름 장마철이면 습기가 배어든다.
    ‘모기, 파리, 개미 한 마리라도 죽이지 말 것, 낮에 자지 말 것, 새벽예불에 모든 수행을 다 해 마칠 것, 시계 없이 새벽 2시 반에 일어날 것, 그리고 부처님의 바른 법과 중생들을 향한 대원력(大願力)의 마음 외에 다른 세속적인 마음은 내지 말 것’ 등 은사스님이 당부한 말씀들을 이들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지켜가고 있다.

    배추벌레를 위해 벌레용 텃밭을 따로 만들고, 개미와 쥐,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모기에게도 기꺼이 피를 보시하는 스님들, 이불 속에 뛰어든 지네가 놀랄까 봐 밤새 지네에게 이불을 넘겨주고, 창문에 집을 지은 벌통을 차마 떼버리지 못해 덧창문을 포기하고 한겨울 매서운 추위를 감내하는 스님들, ‘나의 허공을 자비로 숨 쉬게 하라’는 글처럼 일상생활 일거수 일투족 자비로운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욕망의 시대, 경쟁의 틈바구니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삶이 참된 삶인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귀엣말처럼 속삭임처럼 일러주는 또 다른 법문이다.

    불광출판사 펴냄, 256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