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4·29 보선에서 참패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친이·친박이 극심한 갈등속에서 동거하더니 쪽박이 깨졌다. 한나라는 참패했다기보다 시원스럽게(?) 완패했다. 오히려 한나라당 미래를 위해선 잘된 결과다. 자칭 중도라고 큰소리치던 한나라당이 완패했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국민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를 보수정당이라 해서 뽑아주었더니 국회의원이 되고나자마자, 중도! 중도! 하고 외쳐대니 그 얼마나 얄미울 수 밖에….

    이번 한나라당의 전패는 기존 중도이념 정당의 정치구도에 대한 국민 냉혹한 무관심을 표출하는 예견된 결과론적 꾸짖음이다. 이명박 보수정권을 선택해준 국민의 깊은 속내를 깨닫지 못하고 안하무인으로 중도를 외치며 거만한(?) 정치행위를 해왔던 얄미운 모습에 대한 국민의 무서운 질책임을 한나라당은 명심해야 한다. 중도 이념 지향적인 ‘친이’와 포플리즘적 중도이념 지향적인 ‘친박’이 견원지간이면서도 혼숙하며 동상이몽을 계속 해온데 대한 국민의 무서운 윤리적 질책 결과가 보선 참패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에 이번 한나라당 참패는 오히려 정개개편 드라이브의 동인이 되는 동시에 다음 대선과 지자체선거에 승리할 수도 있는, 한나라당에는 더할 수 없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4월 중순경 한나라당 모 의원과 ‘엔파람’ 주관의 간담회에 참석한바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필자는 한나라당의 ‘친이’가 ‘친박’을 용광로에 넣어 함께 공생을 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깨끗하게 결별하여야 산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개혁적인 친이진영이 깨끗하게 친박과 결별한 후 개혁 정당으로 제 2의 탄생을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지금 한나라당 친이·친박 모습은 경선 프레임이지 결코 동일 집권여당의 그것이 아님을 또한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 교육감 선거 참패 결과를 예시하면서 또 지금 한나라당이 표방하는 어정쩡한 회색적 속칭 중도이념 칼라로서는 절대로 선거에 이길 수 없음을 강조 했다. 그래서 차라리 2주 후 있을 이번 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처참하게 한번 당해보고 깊게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만 한나라당 미래 즉, 차기 대선과 지자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 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역설적 논리를 제시했었다.

    결론적으로 한나라당은 이념형 정계 개편을 통하여 침묵 중도 모드의 박근혜 전 대표와 결별하는 것만이 이번 참패를 만회하는 기회일 수 있다. 회색적 중도 이념 지평을 선거에 이용하려했던 한나라당의 어정쩡한 모습으로는 그 어느 경우에도 성공할 수 없음을 이번 4·29선거 결과가 웅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추구했던 몹쓸 중도주의는 이미 친박계가 그 과일을 선점한지 오래임을 아는 친이계가 별로 없는 것은 왜 일까. 한나라당은 하류정치의 늪, 언제 벗어날 것인가. 정치권 빅뱅-한나라당이 살길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