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간 '검증'전쟁의 최대 쟁점이었던 '도곡동 땅'에 대해 검찰이 이 전 서울시장의 차명재산일 가능성을 열어두자 박 전 한나라당 대표는 그 틈을 비집었다.    

    14일 당의 심장부이자 자신의 텃밭인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TK)지역 대통령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전날 발표된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를 직접 거론했다. 경북 구미의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이 전 시장은)국민을 속여서는 안된다"고 경고한 박 전 대표는 이날 연설회에서 "도곡동 땅이 누구 땅이냐"고 소리쳤다.

    전국 어느 지역보다 당성이 강한 TK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박 전 대표의 이런 목소리는 '이명박=불안한 후보'라는 주장이 어느 곳 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란 점에서 '도곡동 땅'의 이 전 시장 차명재산 의혹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읽힌다. 박 전 대표는 "어제 검찰이 도곡동 땅에 진짜 주인은 따로 있다고 했다"고 포문을 열고 "땅 판 돈에서 매달 수천만 원씩 현찰이 빠져나가는데 그 돈이 의문이라고 한다. 그 땅이 누구의 땅이란 말이냐?"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또 BBK사건의 핵심인 김경준씨의 9월 귀국설을 꺼냈다. 그는 "주가조작 사기극을 일으킨 김경준이란 사람이 있다. 5500명의 투자자에게 10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고 피해를 본 사람은 자살까지 했다. 그 김경준이 9월에 온다고 한다. 귀국해 BBK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밝힌다고 한다"면서 "여러분 도곡동 실제 땅 주인과 BBK 실제 주인이 우려한 대로 (이 전 시장의 것이라고)밝혀진다면 그때는 이번 대선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매일 의혹이 터지고 그게 아니라고 변명해야 하는 후보로 과연 대선을 이길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은 "아니요"라고 화답했다. 그는 "우리들 중에 누가 후보가 돼도 이긴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뒤 "그것은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이 정권이 국민을 잘 살게는 못해도 선거하나는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잘하는 정권 아니냐"고 소리쳤다. "대선에 패한 뒤 땅을 치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고, 역사의 죄인이란 소리를 들으며 또 5년을 암흑 속에서 보내겠느냐"고 물었다.

    박 전 대표는 고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가 짙은 TK지역의 특성도 십분 살렸다. 마침 전날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고 15일에는 육영수 여사의 33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한다. 박 전 대표는 연설에서 이를 직접 거론하며 '박정희 육영수 향수'를 불러일으키려 했다.

    연설 전 3분간 상영한 홍보영상물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화면에 담았고 "(박정희 육영수)두 분의 가르침을 믿고 국민들 앞에 나섰고 두 분이 너무 보고싶다"는 박 전 대표의 육성을 넣었다. 연설에서도 "아버지 어머니의 피묻은 옷을 눈물을 흘리며 빨았고 그때 내 운명은 따로 있구나 생각했고 조국과 국민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었다"며 "오직 부모님이 못다한 일을 이어받아 선진국을 만드는 것이 내 유일한 꿈이고 행복"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어제 아버님 생가에 다녀왔다. 부모님 영정앞에 서서 이 나라 이 민족을 일으켜세울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아버지께서 못 다한 선진국의 꿈과 어머니가 못 다한 사랑과 헌신의 삶, 내가 마무리 하겠다"고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지역 특성도 적극 공략했다. 박 전 대표는 "우리 당 후보 한명이라도 더 당선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얼굴에 칼을 맞고도 여러분 곁으로 달려왔다. 그때 여러분이 나를 불렀을 때 여자라서 안 된다고 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탄핵 광풍속에서 121석을 얻었고 여당 대표 8명을 상대로 8전8승을 했으며 지지율 7% 당을 50%로 만들었다. 여당 상대로 40대 0의 기록을 썼고 여당이 힘으로 폐지하려던 국가보안법을 지켜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에게 "정권교체를 정말 원하느냐. 이 정권을 끝내고 나라를 바로 세우기를 정말 원하느냐. 나 박근혜 확실히 믿어주시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대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