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권행보 ‘걸림돌’ 제거 작업에 들어간 모습이다.

    대선을 향한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 것 중 하나가 선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비롯된 ‘과거사’ 문제다. 박 전 대표는 인혁당 사건 무죄 판결과 긴급조치 위반 판결 판사 실명 공개 등을 “나에 대한 정치공세”라고 불쾌해 했다. 


    이런 박 전 대표가 8일 유신 반대 운동을 벌였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지지선언을 받았다. 이날 서울 강남구의 한 예식장에서 열린 박 전 대표 외곽지원 단체 ‘한강포럼’ 창립대회에는 유신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운동권 출신 인사 7명이 참석해 박 전 대표 지지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날 참석한 7명 외에도 20여명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박 전 대표를 도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위수령 위반으로 제적된 대학생들 모임인 ‘7·1동지회’ 소속이라고 밝힌 이들은 “시대적 상징성을 지닌 박 전 대표만이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최희원씨(69학번)는 “박 전 대표는 인간승리자로 퍼스트레이디 역할도 충실해 해냈다. 제1야당을 소리소문 없이 장악하는 것을 보고 간단치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국민통합의 적임자이며 “간결하고 절제된 말을 사용하는 안정적 품위를 지녔기 때문에 희망을 건다”고 했다. 그는 또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 “전국을 토목공사 현장으로 만들겠다는 사람은 그만 나와야 한다”며 “‘경제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한 사람이 나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원시적 시대는 지났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여기서 만나뵙게 돼 반갑다. 고맙다”고 인사했다. ‘유신 반대’를 외쳤던 운동권 출신들이 일각에서 ‘유신공주’라고 불리는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미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이념성향이 ‘중도’임을 강조했다. 이는 외연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보수 일변도’의 이념 색채를 중화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특강을 통해 “지금까지 정치를 하고 당 대표를 하는 동안 모든 정책을 헌법적 가치와 국익의 관점에서 결정해 왔고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적이 없다”며 “그래서 나는 중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한나라당에서 이념 논쟁이 벌어지니까 내게 이념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며 “ 간단하다. 잘 사는 나라 만드는 것이 내 이념이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내 이데올로기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나라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것이 보수라면 나는 자랑스럽게 보수를 택할 것이고, 그런 게 진보라면 자랑스럽게 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도 했다.

    박 전 대표는 ‘7% 경제성장률’ 실현 가능성에 대한 비판에도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신이 내려와도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굉장히 능력 없는 신을 모시는 사람 같다”며 “그런 말을 하는 분의 생각과 정책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다. 7%가 아니라 5%도 어려울 것이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금 우리가 왜 성장을 못하고 발전을 못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알면서도 으레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패배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경제성장률 7%를 말하니까 청와대에서 ‘대선용’이라고 했다는데 청와대는 그럴 말할 자격이 없다”며 “경제성장 7%를 공약하고 당선됐다가 정작 경제에는 신경 안쓰고 과거사 뒤지고 국가보안법 폐지하자고 이리저리 편 가르고 싸우느라 국민이 준 기회를 다 놓친 게 누구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라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우리는 못했지만 한번 열심히 해봐라' 빈말이라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3200여명 규모의 박근혜 외곽지원단체 '한강포럼'

    박 전 대표의 외곽지원단체인 ‘한강포럼’(대표 한경대)이 8일 창립대회를 갖고 그 출발을 알렸다. 한강포럼은 16개 지역분과와 직능 조직을 갖춘 단체로 3200여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강남구 ‘웨딩의 전당’에서 창립대회를 연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한강의 기적이 기억 속에 머물러선 안된다. 한강이 물줄기를 트는 일에 나서겠다. 강폭을 넓히고 강바닥을 파내겠다”며 “기적을 이뤄냈던 한강의 모습을 세계 앞에 후손 앞에 다시 보여주겠다. 선진화의 기적을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한강은 오랜 세월동안 우리 민족의 상징이었다.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일을 한강포럼에서 해 줘야 한다”며 “선진한국의 새아침을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한강포럼’에 가입한 주요 인사> 

    전직 관료 - 임수복 전 경기도 지사 직무대리, 이상진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기업인 - 이병성 ㈜세화 회장 , 이길우 ㈜대경금속 회장
    변호사 - 이범관 전 광주고검장 , 박진순 김&장 법률사무소
    교수 - 최창섭 전 서강대 총장 대행, 박준범 서울대 공대 교수, 박창하 울산대 교수
    정당·시민단체 - 이영주 한국청소년연합 총재, 강도원 (재) 민족문화교류재단 이사장
    전직 언론인 - 송석형 전 SBS 보도본부장, 황재홍 전 동아일보 정치부장, 지종학 전 KBS파리 특파원, 이상현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장
    문화예술인 - 신우철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이상수 한국사진작가 회장, 이길원 (사)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안인기 전KBS예능국장
    종교인 - 이추열 기독교장로회 총회 감사, 이창근 광운대교수, 천주교매스컴위원회 운영위원, 이수덕 전 불교TV 사장, 김관희 천도교종학대학원 원장
    체육인 - 장정구·홍수환 전 권투챔피언, 최희암 농구감독, 신선우 농구감독
    예비역장성 - 이양호 전 국방부 장관, 김무웅 전 해군참모차장, 서상철 전 공군기무대장, 이상렬 성우회 사무처장
    연예인- 아나운서 김병찬, 가수 김수희 정수라 배인순 코리아나 윤시내 주병선 김상배 한서경 이혜리 이자연, 코미디언 남철 남성남 남보원 송해 한무 김정렬 김한국 심현섭 이경실 서경석, 탤런트 김수미 송경철 임채무 임혁 신충식 김하림 , 영화인 정지희 홍성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