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진보∙좌파’의 현주소를 살펴보면서 이들이 가진 문제점을 짚어 본 ‘좌파 몰락의 내재적 접근’이 출판됐다.

    출판사 '기파랑'이 펴낸 ‘시민강좌’ 두번째 시리즈인 이 책의 저자 이신우씨는 우리 사회에 범람하는 진보좌파의 책들 가운데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악의적 오해가 담겨 있다는 사실로부터 자극을 받고 ‘한국현대사’의 잘못된 서술방식과 논리구조를 본격적으로 해부했다.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이른바 ‘진보좌파’의 왜곡된 논리와 ‘좌파정권’이 오늘날의 대한민국 사회를 점령한 이후 기득권 세력으로 변모해 맹위를 떨친 나머지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좌파들의 물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 인문분야 출판계에서 ‘좌파논객’으로 불리는 진보진영의 필자 리영희, 강만길, 진중권, 강준만 등을 ‘좌파’로 규정한 저자는 이들이 자유주의 운동을 책임져야 할 젊은 세대들을 이념의 굴레에 묶어 놓아 정신세계를 개방사회나 세계화보다 폐쇄적 민족주의로 덧칠하려 든다고 비판한다.

    그는 “한때는 좌익사상이라는 것이 지식인 혹은 지성인의 상징처럼, 독재시대의 어둠 속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밤을 밝히며 읽어야 할 책으로 혹은 신분을 위장하고라도 쟁취해야 할 목표로 다가왔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돼야 마땅할 케케묵은 의식들을 부여잡은 채 좌파는 여전히 과거의 왜곡된 논리만을 펴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바다 속 저 밑바닥의 흐름은 언제나 표면 현상과는 전혀 무관하게 움직인다. 지구기상은 결국 바다 표면에 몰아치는 폭풍우가 아니라 저류 변화가 초래하는 법”이라는 말로 좌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며 “좌파는 이제 서서히 그 괴물의 실체를 드러내고 몰락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한다.

    저자는 또한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재평가 돼야 할 인물로는 박정희∙이승만 대통령이 대표적”이라며 “소위 ‘지식인’ 반열에 들어섰다 자부하는 식자들에게 ‘박정희 비판 증후군’이 있다”고 꼬집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독재자였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모르는 바가 아니나 그보다 더한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유독 박 전 대통령에게만 독재자의 ‘주홍글씨’를 뒤집어 씌운 채 증오의 감정을 드러내고 그의 다른 업적에는 등을 돌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한다.

    이승만에 대한 평가에서도 좌파들의 논리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부정선거와 정읍발언만 내세워 비난만 퍼붓는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이룬 업적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구가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독재자가 되고픈 노무현’이란 제목하에 현 정권의 사상을 파헤친다. 그는 “2007년 대선은 법이 다스리는 질서 있는 사회속에서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살고 싶다는 소시민적 희망에 비전과 능력을 제시하는가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라며 “현대사회는 노무현 정권이 내걸고 있는 식의 거창한 사회개혁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적 평온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그는 “노 대통령의 두가지 성향, 민중을 향해 가능한 한 감정적으로 접근하려는 태도와 자신의 정서적 반응을 국가의 법 위에 두려는 오만한 태도는 전형적인 포퓰리스트요, 사회주의 국가의 독재자를 연상시킨다”며 “노 대통령의 좌절은 불행히도 개인의 좌절로 끝나지 않고 노 대통령을 징표로 삼아 그의 주변에 집결했으며 또한 그의 권력에 의탁해 거대한 사회 실험에 나섰던 진보좌파의 좌절이기도 하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398쪽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