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의 지방선거 대비 ‘내각 징발령’에도 불구하고 일부 장관들이 불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반적인 당 지지율이 ‘바닥권’인데다 좀처럼 회복 기미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출마는 일종의 ‘모험’이라는 입장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는 ‘참여정부의 성공을…’이란 이유를 내세워 막바지 설득작업에 나선 모양이지만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강제 징발’필요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공식·비공식으로 지방선거 불출마 의지를 보인 장관은 대략 4~5명선.

    애초 입각 자체부터가 ‘지방선거용’이란 꼬리표를 달고 다니면서 경북지사 출마가 거론됐던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개인 신상을 이유로 불출마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사 차출설이 나돌았던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지방선거에 나갈 생각은 전혀 없다”며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열린당 비례대표 출신 의원이었던 박 장관은 입각 당시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기도 한 바 있다.

    또 광주시장 출마후보로 강력한 요구를 받고 있는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그간 강한 불출마 의사를 보여 왔었다. 의원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내각 징발령’에 응하지 않더라도 의원으로 복귀하면 되는 입장이다. 유력한 경기 지사 후보로 점쳐졌던 진대체 정통부 장관도 그간 “출마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말로 지방선거 출마설을 줄곧 부인해 왔었다.

    이들은 표면상으로는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각에서) 끝까지 가겠다’는 이유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당 지지율이 ‘바닥권’인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출마를 하더라도 굳이 벌써부터 떠벌리고 다닐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계산인 것으로도 보인다.

    이와 함께 자치분권의 전도사를 자임하며 경남지사 출마가 확실시되던 김두관 최고위원도 최근에는 출마 여부를 놓고 복잡한 사정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입성 전과 후, 판세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겠느냐는 당 안팎의 해석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도부 입성에 성공해 ‘차세대 지도자 후보군’의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놨는데 이제는 좀 더 길게 봐야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사실상 후보로 나서기 보다는 출마 후보의 측면 지원을 염두에 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서는 “‘영남을 지키겠다’고 하더니…, 당 지도부 들어가기 전과 후과 이렇게 달라서야 되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