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례의 단식을 통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를 반대했던 지율스님이 지난 9월 중순부터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지금까지 80여일간 경기도의 한 사찰에서 또 단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9일 경향신문은 천성산 터널 발파공사 재개 등에 항의하며 단식 중인 지율스님이 단식을 중단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내가 죽어야만 (천성산)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천성산과 자신을 ‘한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율스님은 현재 물을 마셔도 토하는 상태로 간장만 조금씩 입에 대고 있다. 또 힘겹게 조금씩 말은 할 수 있으나 배가 갈비뼈에 붙을 정도로 극도로 쇠약한 모습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율 스님을 돌보고 있는 한 스님은 “지율스님은 천성산조사단이 말을 바꾸는 등의 태도를 보고 9월 중순부터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단식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스님은 이어 “지율 스님은 낮에 몇 마디 말을 할 수 있고 약간의 수면을 취하고 있으나 밤에는 고통 속에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라며 “의사의 진단 결과 콩팥기능이 거의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거듭된 단식으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 알려진 지율 스님은 “천성산에 대해 아직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며 “내가 죽더라도 법정 싸움 등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성산 터널 발파공사는 환경영향 공동조사 기간이 끝남에 따라 지난달 30일 재개됐다. 시공사는 지율스님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으며 이에 울산지법은 ‘거처 미확인’을 이유로 지난달 28일 구금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지율스님은 경남 양산간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 중지를 요구하며 2003년 2월(38일간)과 4월(45일간), 지난해 6월(58일간) 같은 해 10월 27일부터 올해 2월 3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단식 투쟁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