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청동길, 인사동길, 압구정 로데오거리 등 서울시내 대표적인 `길' 상권을 분석하고 바람직한 개발 방향을 제시한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15일 중소기업청 자료 등을 분석해 내놓은 `상업공간으로서 서울의 길' 보고서에 따르면 시내 대표적인 8개 길이 속한 행정구역 가운데 볼거리ㆍ즐길거리가 가장 많은 곳은 삼청동으로 나타났다.

    종로구 동십자각에서 삼청터널까지 1.5㎞ 구간을 일컫는 삼청동길과 그 주변에는 미술관ㆍ박물관ㆍ화랑ㆍ영화관 등 4천여곳과 식당ㆍ카페 1천300곳이 밀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청동길 못지않게 상권이 활성화한 곳은 강남의 `대표 길'로 꼽히는 로데오거리.

    1990년대 오렌지족의 활동무대로 부각되면서 강남역이 지녔던 중심적 지위를 이어받은 압구정동에는 식당ㆍ카페와 옷가게만 3천여 곳이 있다.

    전통의 거리 인사동길도 빼놓을 수 없다. 화랑과 공예품 상점 등을 중심으로 각종 가게 3천여곳이 자리잡았다.

    또 젊은이들이 자주 모이는 `홍대 거리'를 중심으로 상수동에는 미술관련 상점과 카페, 클럽 등 유흥 시설이 2천800여곳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프랑스인 400여명이 거주중인 방배동(서래마을길)에는 식당과 카페만 1천500여곳 몰려 있다.

    보고서는 이밖에 2006년 이후 유학파가 빈티지 매장과 카페 등을 곳곳에 열며 주목받기 시작한 신사동 가로수길과 다국적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태원길, 개인작가 미술관이 많은 부암동길 등도 주요한 가로형 상업공간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대표적인 길이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다품종 소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조성되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생활ㆍ주거환경을 지켜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대규모 성장 지향 개발로 거리가 단순한 상업지역으로 정형화하는 면이 있다"며 "공간의 주체는 결국 사람이란 점을 인지하고 각각의 공간이 지닌 문화ㆍ생활공간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는 방식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희석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유의 문화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개발 정책이 마련돼야 도시 브랜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