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평도’가 우리 탓이라는 자들

     연평도 포격이 남한의 6.15 선언 불이행 탓이고 그것이 자초한 결과라는 말들을 일부 ‘저명 한’ 자들이 공언하고 있다. 골수 친북 단체들도 그런 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어떤 자들은 양비론으로 김정일의 전범 행위를 호도하기도 했다. 김정일과 그 남쪽 동맹군이 하자는 대로 하지 않는 것이 남침의 원인이라면, 그렇다면 6.25 남침도 북한의 뜻을 거슬러 대한민국을 건국한 것이 원인이다 이런 말인가?

     그 쪽 진영의 상투적인 어법 중 하나는 매사 구조(構造) 탓으로 몰아붙이는 것이다. 범죄는 자본주의 탓이라는 식이다. 자본주의 하에서도 어떤 자는 범죄를 저지르지만 또 어떤 자는 선량하게 열심히 산다.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를 유지하면서 군사적으로 긴장하고 있어도 김정일이 연평도에 대포를 쏘아대지만 않았으면 전투가 일어났을 리 없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체제를 싫어하더라도 일요일 새벽에 탱크를 몰고 쳐내려 오지만 않았으면 6.25 전쟁은 일어났을 까닭이 없다. 


     오늘의 북한의 곤경은 김정일 탓이다. 우리 탓은 하나도 없다. 순전히 김정일 탓이다. 그런데 자기들 탓으로 초래된 곤경을 두고서 무조건 일방적으로 돈 퍼달라는 것에 대해 “이제는 그런 식으로는 할 수 없다. 상호주의로 하자”고 말하는 것은 돈 주는 쪽의 최소한의 정당한 요구다. 이 요구를 했다고 해서 느닷없이 대포를 민가에 쏟아 붓는 것이 말이 되나?. 그 말도 안 되는 소행을 일부가 “이쪽이 돈 안 준 탓”이라는 양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분노하기 앞서 우선 기가 찰 노릇이다.  


     왜 김대중처럼 무조건 주지 않느냐, 그건 약속 위반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나, 정권이 바뀌면 무조건에서 상호주의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정권이 바뀐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무조건 주는 건 안 된다”는 민의(民意)였다. 이게 정권교체를 하는 우리 체제와, 영구 수령 독재 김정일 체제가 다른 핵심적인 관건이다.  


     돈 안 준다고 대포라니, 이게 깡패나 마적단 아니고 뭔가? 그런데도 일부는 그 깡패와 마적단의 행패가 우리 탓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또 연평도 포격은 그렇게 호도하면서 미국의 죠지 워싱턴 호가 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평화...” “전쟁 반대...” 어쩌고 하며 집회를 연다. 전쟁은 누가 시작했는데? 참 무지막지한 자들이다. 경우고 나발이고가 없는 자들이다, 그야말로 낯짝에 철판을 깐 무뢰배들이다. 이걸 그냥 놔두고 대한민국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까?

     <류근일 /본사고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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