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24시 다방’ 수도권 대도시 주택가까지 진출가정집 문에도 낯뜨거운 홍보물...“아이 볼까 겁난다”
  • 지난 9일 밤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한 설렁탕집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던 A씨는 탁자에 놓인 평범하지 않은 곽 티슈에 눈길이 갔다. 곽 티슈에는 중국음식점 등 음식점과 다방 등의 전화번호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아마 인근 업소의 업주들이 만들어 식당 등에 나눠준 것 같았다.
    그런데 곽 티슈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24시 다방’이라는 업소가 5~6개나 적혀 있었다. 전화번호는 각기 달랐다.
    음식을 내온 종업원에게 A씨는 “심야에 무슨 손님들이 그리 많아서 24시간 운영하는 다방이 이렇게 많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종업원은 ‘정말 몰라서 묻느냐’는 표정이었다.
    그리곤 “밤에 잠 안자고 왜 다방에 가겠어요? 그저 전화로 커피를 배달시키는 거지요”라며 “24시 다방의 전화번호가 여러 곳 적혀있지만 사실은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 ▲ 도권까지 파고든 다방의 퇴폐영업ⓒ방송화면 캡처
    ▲ 도권까지 파고든 다방의 퇴폐영업ⓒ방송화면 캡처

    식사를 마치고 들른 호프집에서도 풍경은 비슷했다.
    다른 업소들이 만든 곽 티슈가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었고, 또 다른 ‘24시 다방’들의 전화번호가 적혀있을 뿐이었다.
    호기심이 발동한 A씨가 ‘24시 다방’이라는 곳에 전화를 하자 중년 여성이 응대를 했다.
    “손님이 있는 곳으로 ‘커피’를 보내준다”며 “있는 곳을 묻고 1시간에 00만원”이라고 가격을 설명했다.
    A씨가 “숙박업소가 아닌 일반집도 가능하냐”고 묻자 “당연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른바 티켓다방의 ‘진화(?)’된 형태의 영업이었다.

    당국의 단속으로 홍등가의 영업이 멈춰진 상태에서 티켓다방이 교묘한 영업술로 유흥가 주변만이 아닌 주택가까지 파고들고 있다. 또 지방에서 성행하던 다방의 티켓영업이 이처럼 서울과 인접한 수원이나 광명 등 대도시까지 진출한 것이다.

    과거 지방 소도시들의 티켓다방이 영세한 규모였다면 ‘기업형’으로 바뀐 것도 눈길을 끈다.
    이들 업주들은 다방 영업 신고한 뒤 5~6개의 유령상호와 전화번호를 만든다. 그리고 곽 티슈나 곽 성냥 홍보물을 만들어 식당이나 술집, 숙박업소 등에 뿌려 호객행위를 한다.
    한 주점 주인은 “이들 업주들은 여종업원들을 2교대로 근무시키고 종업원들을 손님들에게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남자 ‘카맨’도 2~3명씩 두고 있다”고 말했다. 웬만한 규모의 업소는 업주의 월 수입이 3000만~4000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는 것이다. 

    수원시 인계동에 사는 H씨는 “주거형 오피스텔 주변에서 특히 이 같은 ‘24시 다방’이라는 이름의 티켓 다방이 여러 곳 있다”며 “혼자 사는 거주 남성들이 여관이나 모텔에 가서 커피나 차를 배달하는 번거로움이 없이 자신의 집에서 전화 한 통으로 손쉽게 윤락을 할 수 있기 때문 더욱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시 곡선동의 한 모씨는 “‘24시 다방’ 등 매매춘 홍보물들이 자석식 전단 형태로 주차해둔 승용차나 주택가의 출입문 등에 버젓이 붙어있기도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과거에는 홍등가나 유흥가가 따로 있었지만 이제 내집 문 밖만 나가면 매매춘이 이뤄지는 것 같다”라며 “초등학생 자녀가 잘못 된 모습이라도 보게 될까봐 매일 조바심이 난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