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공행진을 하던 한나라당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입법전쟁에서 패한 뒤 한나라당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12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10%대로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내일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1월 정례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19.4%로 나타났다. 대선 직후 50%에 육박하던 지지율이 1년새 10%대까지 추락한 것이다. 근래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20%대 후반을 기록한 조사가 나왔지만 10%대 지지율은 처음이다. 이는 연말연초 여야의 입법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에 여권 책임이 더 크다는 여론의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0.7%가 한나라당을 꼽았다. 청와대 책임이란 응답도 15.5%에 달해 응답자 절반 가량이 국회 사태 책임이 여권에 있다고 봤다. 본회의장을 폭력 점거한 민주당 책임이란 응답은 15.6%, 민주노동당 책임이란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한나라당은 쟁점법안의 2월 국회 처리를 위해 홍보전에 돌입한 상황인데 여론은 한나라당 추진 법안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0%로 '동의한다'(30.9%)는 응답 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본회의장 폭력 점거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 조사기관의 12월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8.4%였는데 이번 1월 정례조사에선 9.5%로 소폭 상승했다. 국회 파행 사태 책임이 여권에 돌아가고 쟁점법안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 민주당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졌다. 국정운영 지지도는 27.0%로 12월 조사 때보다 7.4%P 하락한 수치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40대(34.3%→21.8%), 부산·경남(53.2%→29.3%), 가정주부(39.1%→26.7%), 경제적으로 중간층(37.0%→26.1%), 지지정당 없는 무당층(26.6%→19.9%), 진보층(23.3%→10.0%) 등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1일 양일간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고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7%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