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찰서 "관할서 이송은 어려울 듯"변호인 바꾼 박시후, '담당 수사처'까지 변경 시도
  • 20대 여성을 강간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가 경찰 출두 일정을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24일 오후 6시 20분 현장에 모인 취재진을 상대로 "방금 전 박시후 측으로부터 출석하지 못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함께 오기로 했던 후배 연기자 K씨도 출석 일정을 뒤로 미뤘다"고 전했다.

    당초 박시후는 이날 오후 7시경 서울 서부경찰서에 후배 연기자 K씨와 함께 출석할 예정이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사실 박시후 측에서 관할 경찰서를 서부경찰서에서 강남경찰서로 이송해 달라는 요청을 상태"라며 "이번 사건이 '인지사건'은 아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볼 때 뚜렷한 이유없이 이송하는 건 반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시후의 법률대리인(법무법인 푸르메 김태연 김도경 변호사)은 "'고소·고발사건 이송 및 수사촉탁에 관한 규칙'에 따라 현재 서부경찰서에서 조사 중인 이 사건이 강남경찰서로 이송되어야 함이 합당하다"며 "오후 7시로 예정된 경찰 피의자 신문에 응하지 못하게 되었기에 알려드린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박시후 씨가 부득이하게 금일(2013. 2. 24.) 오후 7시 예정된 경찰 피의자 신문에 응하지 못하게 되었기에 알려드립니다.

    박시후씨는 금일 오후 저희 법무법인 푸르메를 변호인으로 선임하여 앞으로 이 사건 수사 절차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저희 법무법인에서는 '고소·고발사건 이송 및 수사촉탁에 관한 규칙'에 따라 현재 서부경찰서에서 조사 중인 이 사건이 강남경찰서로 이송되어야 함이 합당하다고 판단하여 오늘 서부경찰서에 이송신청서를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본 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박시후씨는 위와 같은 절차상의 문제로 부득이 하게 금번 피의자 신문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리며, 억측을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박시후씨는 앞으로도 당당하고 진실된 자세로 경찰 조사에 응할 것을 맹세하며, 저희 법무법인에서도 박시후씨의 억울함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변호할 것을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앞으로 진행상황에 대하여도 박시후씨와의 상의 하에 신속하게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푸르메 측은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박시후가 경찰 출석을 연기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으나, 단순히 <서부경찰서에서 조사 중인 이 사건이 강남경찰서로 이송되어야 함이 합당하다>고만 밝혀 정작 관할서 변경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선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 사실 박시후 측에서 '경찰서 이관'을 요청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시후 측 관계자는 "서부경찰서에서 사건을 수사하면서 피의사실이 무분별하게 공개된 측면이 있었다"며 "CCTV 녹화 내용이나 경찰 출두 시각 등 민감한 사항들이 자꾸 언론에 공개돼 난처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점 때문에 법률대리인을 '화우'에서 '푸르메'로 교체하고 출두 일정을 뒤로 미룬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박시후 측에서 원하는대로 관할서가 바뀔지는 의문이다.

    초동수사부터 이번 사건을 맡아온 서부경찰서는 박시후 측이 신청한 '사건 이송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부경찰서는 25일 다시 박시후 측에 출석요구서를 보낼 예정이다.  

    [사진 =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