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野 지도부, 진보당 보는 속내 복잡'이해찬 민주당'은 민중당 위성정당 합류 거절중도 표심 우려, 정책 지향 검토 '절대 불가'現 민주당 진보당에 비례 3석, 지역 1석 양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과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과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진보당에 비례대표 3석을 약속한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총선에서는 이들의 비례위성정당 참여를 거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석기 세력'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면 중도층 표심 붕괴와 함께 정책적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지도부에 있던 한 의원은 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시에도 민중당은 비례정당에 참여를 원하며 자신들의 지분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당 최고 의사결정 단계에서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민중당은 진보당의 전신이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이 가시화하던 2020년 3월에는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당대표를 맡고 있었다. 이 의원은 당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위성정당 참여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민중당의 강한 이념성으로 인한 종북 논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다. 이미 통합진보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됐고,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내란 선동,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굳이 위험부담을 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당대표로 선거를 총괄하던 이해찬 민주당 고문도 이 같은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2020년 민주당 지도부에 속했던 한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첫 총선인 데다, 하반기 정권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선거에서 중도층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비례위성정당에 함께한다는 것은 정책적 지향점도 중요한데, 문재인정부의 호흡법과 민중당의 호흡법은 다르다는 의견이 주였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이어 "당시 당에서는 이들의 합류를 절대불가라고 못을 박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중당은 2020년 당명을 '진보당'으로 바꾸고 지난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을 꾸리며 진보당에 비례 당선권의 3석을 약속했고, 울산 북 지역구를 진보당 후보에게 양보했다. 여기에 호남과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양당이 단일화를 통한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다. 

    민주당이 4년 만에 진보당에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과거 교류가 활발했던 옛 경기동부연합 세력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선거를 치르며 통합진보당과 단일화를 이뤄냈고, 당선 후 인수위원회가 꾸려지자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인수위원장을 맡았다.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이 대표가 성남시에서 활동하던 통진당 세력과 손을 잡고 성남시장에 당선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4년 전 민주당은 총선 승리가 지상과제였지만, 이재명 대표는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자신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면서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선거전략도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