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눈물' 기자회견서 "여당 집단 묵언수행 저주 풀어 달라"김건희 리스크 대응법에 양측 목소리 다르자 "애초에 기획"
  •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16일 오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16일 오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이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간 수직적 당·정 관계를 비판해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작 양측이 김건희 여사 리스크 대응법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자 '기획설'을 주장했다. 실제 충돌 상황이 아닌, 약속하고 판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2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 편의점'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잘 아는 인사가 내게 '이관섭 실장을 보냈다는 의미는 약속대련'이라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애초에 기획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약속대련은 공격과 방어 방법을 사전에 약속하고 실전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연마하는 태권도 용어다. 21일 이 실장과 한 위원장이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사퇴 요구'가 나왔다는 일련의 상황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기획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을 속된 말로 혼내거나 싫은 소리 할 일이 있으면 전화를 하거나 텔레그램을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이 실장을 보내 '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이유가 없다"며 "한 비대위원장 쪽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로 끝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지지층은 똑같다"고 전제한 이 대표는 "자기들끼리 약속대련을 한들 더해질 지지층은 없고 내분만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30% 나오는 상황에서 그 30을 갖고 자기들끼리 '친윤'(친윤석열)이니, '친한'(친한동훈)이니 갈라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아무리 싸우는 척해도 중국집에 (번호만 다른) 전화기 두 대 있는 느낌밖에 안 난다"고 폄하했다.

    "자기들 딴에는 약속대련인데, 이 사람들이 내부적으로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당시 박근혜 비대위 연구를 많이 한다고 한다"고 전한 이 대표는 "외견상으로는 대충 싸우면 되는구나 생각하겠지만, 그때 그런 것과 느낌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박근혜 비대위는 야당의 이명박(MB)정부 심판론에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 변경 등 변화를 꾀하며 19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이 대표는 당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을 두고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간 충돌을 비판하며 기획설을 제기했으나, 정작 이 대표는 과거 수직적 당·정 관계를 문제 삼으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향해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당시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여당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해야 하고, 그 고민의 시작은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