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니 안토니니 이끄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아비 아비탈과 내한12~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공연
  • ▲ 11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한화클래식' 기자간담회에서 지휘자 겸 리코더 연주자 조반니 안토니니(왼쪽)와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이에스바흐
    ▲ 11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한화클래식' 기자간담회에서 지휘자 겸 리코더 연주자 조반니 안토니니(왼쪽)와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이에스바흐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는 이탈리아 단체답게 풍성하고 따뜻한 느낌이 좋다. 특히 리더인 조반니 안토니니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의 리코더는 그냥 피리라고 부르고 싶다. 안토니니의 연주를 보고 있으면 지저귄다는 표현이 떠오를 만큼 새소리·꾀꼬리·종다리 같다."(박찬욱 영화감독)

    한화그룹이 주최하는 클래식 공연 브랜드 '한화클래식 2023'이 오는 12~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한화클래식 2023 Unity: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 아비 아비탈'이라는 이름으로 공연한다.

    한화클래식은 고음악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한 마음으로 일관성 있게 10년의 여정을 걸어왔다. 이러한 한화클래식의 뜻과 지향점을 강조하고 통합, 하나됨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공연에는 'Unity(유니티)'라는 부제를 붙였다.

    올해는 창단 멤버이자 리코더 연주자인 조반니 안토니니(53)가 이끄는 이탈리아 바로크 실내악단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와 세계적인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45)을 초청했다.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는 이탈리아어로 '조화의 정원'이라는 뜻으로, 1985년 결성됐다.

    안토니니는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원에는 다양한 나무와 꽃, 식물이 각기 다른 가운데 조화를 이룬다. 제가 지향하는 악단의 모습도 각자의 개성을 가지면서 악기가 모여 하나가 되고,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이다"고 설명했다.
  • ▲ 이탈리아 바로크 실내악단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Alberto Panzani
    ▲ 이탈리아 바로크 실내악단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Alberto Panzani
    이번 연주회에서 안토니니는 현대 작곡가 조반니 솔리마(61)가 첼로곡으로 쓴 작품을 한국 전통 관악기인 피리를 위해 편곡한 'So(쏘)'를 세계 초연한다. 지난 4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그가 앙코르로 연주했던 짧은 곡을 4∼5분 길이로 늘렸다.

    안토니니는 "한국에 왔을 때 피리를 선물로 받았는데 굉장히 흥미로로웠다. 여러가지 특징 중 인간의 목소리를 비슷하게 낸다. 한국의 오보에라고 할 수 있는 피리의 음색에서 여성이 노래하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기회가 되면 더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출신의 아비 아비탈은 2010년 만돌린 연주자로는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고, 2015년에는 독일의 권위있는 음악상인 에코 클라식상을 받으며 만돌린이라는 악기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가 초연한 만돌린 곡만 해도 100여 곡이다. 아비탈은 이날 음반으로 녹음한 바흐와 비발디, 에마누엘레 바르벨라의 협주곡을 선보인다.

    아비탈은 "5살 때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거실 탁자에 놓여던 만돌린 줄을 튕겨봤더니 소리가 나더라. 아주 단순한 소리였지만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었고, 바로 사랑에 빠져버렸다. 만약 클라리넷이 있었다면 이걸 어떻게 연주해야 할 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돌린의 매력에 대해 "만돌린 연주는 즉각적인 보상과 보람이 따랐다. 바이올린은 3년 정도 열심히 해야 들을 만한 소리가 나는데, 만돌린은 초반에 배우기 쉽고 빠르게 실력이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저랑 잘 맞았다"며 "연주하는 곡에 따라 그 나라의 분위기가 나는 카멜레온 같은 악기"라고 덧붙였다.
  • ▲ 11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한화클래식' 기자간담회에서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이 기자의 질문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제이에스바흐
    ▲ 11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한화클래식' 기자간담회에서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이 기자의 질문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제이에스바흐
    이탈리아의 민속악기인 만돌린은 13세기 이탈리아 교회에서 연주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녔다. 2개의 현이 한 쌍을 이뤄 4쌍 8줄로 이뤄져 있고, 몸통은 서양배(pear)를 반으로 자른 모양이다. 연주법은 기타와 비슷해 줄을 튕기거나 뜯는다. 소리가 마치 풍경(風磬)처럼 영롱하며, 길이가 60cm에 불과해 '작은 거인'으로도 불린다.

    아비탈은 여덟 살때 이스라엘 남부 브엘세바의 한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만돌린을 배웠다. 10대 시절 록 음악에 빠져 밴드에서 드럼, 키보드 등을 연주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내가 하고 있는 클래식 음악을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만돌린으로 돌아왔다.

    그는 "만돌린은 악기를 시작하고 곡을 연주하기까지 쉬워서 진입장벽이 낮고 대중적이지만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진지한 클래식 악기로 여겨지지 않았다. 대중성은 만돌린의 축복이면서 '아마추어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는 장벽을 뛰어넘어야 할 도전 과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화클래식은 2013년부터 고음악(바로크 음악 이전의 음악)의 독특한 매력을 꾸준하게 소개하고 있다. 헬무트 릴링과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 공연을 시작으로 콘체르토 이탈리아노, 안드레아스 숄, 조르디 사발, 르 콩세르 데 나시옹,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 등 세계 정상급 고음악 단체·음악가들이 찾았다.

    10주년을 맞이하는 한화클래식은 더 많은 관객들이 가격 부담 없이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티켓 가격을 전석 3만5000원으로 낮췄다. 정경영 한양대학교 교수의 프리뷰 해설과 프로그램 북 제공도 동일하게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