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북-러 무기 거래는 양측에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 상황""北 보유한 무기 체계의 일부 기술, 이미 러시아로부터 이전됐을 가능성""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北 미사일, 5~10kt이 아니라 100~200kt 또는 더 큰 무기 될 수 있어"
  • ▲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러시아의 ICBM인 '토폴-M'과 '야르스'. ⓒ한국국방연구원 보고서 갈무리.
    ▲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러시아의 ICBM인 '토폴-M'과 '야르스'. ⓒ한국국방연구원 보고서 갈무리.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전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1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는 "양측에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이 무기 제공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돈 외에도 무기 기술을 받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일부 ICBM 기술을 얻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그것은 북한이 무기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 사회가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서한 교환 첩보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북러 간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최근 평양을 방문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판매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 방문 이후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하는 서한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쇼이구 국방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또 다른 러시아 당국자 그룹이 북한과 러시아 간 잠재적 무기 거래에 대한 후속 논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는 정보도 있다"며 "이런 협상에 이어 향후 몇 달 동안 고위급 논의가 계속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런 잠재적 거래에 따라 러시아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계획인 상당량의 다양한 유형의 군수품을 북한으로부터 받게 될 것"이며 "이런 거래에는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반을 지원하는 원자재 공급도 포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일부 무기체계가 러시아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북-러간 ICBM 기술 거래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라며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유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 등 북한이 보유한 무기 체계의 일부 기술이 이미 러시아로부터 이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한 고체 연료 ICBM '화성-18형'도 마찬가지로 러시아 ICBM과 유사해 미국으로서는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며 "적어도 그 기술의 일부가 어떤 식으로든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앞서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북한군사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화성-18형 최초 시험 발사 평가 및 함의' 보고서를 통해 "'화성-18형'의 외형이 1990년대부터 러시아가 개발한 ICBM '토폴-M(RT-2PM2)' 및 '야르스(RS-24)'와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주목되는 점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를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며 "북한은 몇 달 전 신형 전술핵무기를 과시했는데, 모형이 거의 확실하며 KN-25나 KN-23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VOA에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제공한다면, 북한이 사용하는 전구급 미사일은 5~10kt이 아니라 100~200kt 또는 이보다 더 큰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러시아의 기술 지원에 무게를 실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사실 대부분 자체 개발했다.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일종의 기술 지원을 받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 등을 지원하는 대가로 러시아 군사 기술이 북한에 들어간다면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번 무기 거래가 한국과 미국, 일본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러시아 실제로 북한에 무엇을 대가로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