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안보 위협 블랙리스트 발표… 공자학원 등 중·러 기관 대거 포함자유민주진영, 공자학원 퇴출 중… 세계서 공자학원 가장 많은 한국은 '수수방관'국립 서울대, '건국대통령' 이승만 자료실은 없지만 '시진핑 자료실'은 설치
  • ▲ 시민단체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공실본)와 'CCP(중국공산당) 아웃'이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울공자아카데미 강남중국어학원' 앞에서 '공자학원 추방'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실본 제공
    ▲ 시민단체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공실본)와 'CCP(중국공산당) 아웃'이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울공자아카데미 강남중국어학원' 앞에서 '공자학원 추방'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실본 제공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공작' 거점이자 사실상의 '감시·첩보기관'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공자학원 등과 관련된 미국 대학에 미국 국방부가 연구비 지원을 중단한다. 중국정부가 미국 대학을 통해 안보 연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첨단 기술을 탈취해왔다는 논란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국방예산법)에 근거해 지난 6월30일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외국 기관을 담은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공자학원을 비롯한 중국·러시아 관련 기관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들 '블랙리스트 기관'의 자금을 지원 받은 대학과 연구기관은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부터 국방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또한, 국방부는 블랙리스트와 별개로 국방부가 지원하는 모든 기초연구를 대상으로 외국의 영향력에 따른 이해관계 상충 등을 점검한다. 중국정부의 자금을 지원 받은 미국 대학들이 미국의 안보와 관련한 국방부 연구개발(R&D)에 접근하는 우회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앞서 찰스 리버 전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장은 지난 4월, 2011년 중국 우한이공대로부터 매달 5만 달러를 받고 중국정부의 인재 영입을 도왔다는 관련성을 숨긴 혐의로 6개월 가택연금을 선고 받았다.

    미국 뉴욕주의 앨프리드대는 지난 6월30일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이 '공자학원을 설치한 앨프리드대가 국방부로부터 연구자금을 받아 극초음속 무기 관련 연구를 하는 것은 국방수권법(NDAA)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 ▲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내 '시진핑 기증도서 자료실' 입구. ⓒ서울대학교
    ▲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내 '시진핑 기증도서 자료실' 입구. ⓒ서울대학교
    그러나 대학 22곳과 중·고교 16곳 등 총 39곳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자학원이 설치된 한국은 공자학원을 '수수방관'(袖手傍觀) 중이다.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공실본) 대표는 지난 6월16일 뉴데일리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그 정체를 파악하고 공자학원 추방에 나선 지 오래인 반면, 교육부(장관 이주호)는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 방침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중공의 침투를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미국은 118개에 달하던 공자학원을 7개로 줄였고, 그마저 올해 안에 폐쇄할 예정이다. 2005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공자학원을 허용한 스웨덴은 2020년 이를 모두 추방했다. 중국에 우호적이던 독일·프랑스·캐나다에서도 공자학원을 추방하고 있다. 영국·일본·호주에서도 정부가 나서서 공자학원의 검붉은 실체를 조사하며 추방을 준비 중이다. 

    공자학원을 폐쇄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움직임과 달리, 2015년 국립 서울대학교(당시 총장 성낙인)에 설치된 '시진핑 자료실'은 아직도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이에 한 대표를 중심으로 발족한 '시진핑 자료실 폐쇄를 요구하는 서울대 동문모임'은 지난 2월 18일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당국과 동문을 향해 "온갖 거짓말과 선전 선동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중공의 수괴 시진핑을 기리는 자료실을 서울대에 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교훈(校訓)이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국부 이승만 전 대통령 포함)은 물론 서방 각국 어느 누구의 자료실도 없는 서울대에 '6·25전쟁의 침략자'이자 오늘날 '역사상 최악의 독재정권'인 중공의 총서기를 기리는 자료실을 두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시진핑 자료실에 비치된 자료들은 시진핑과 중공의 업적을 찬양하고 홍보하는 내용 일색이다.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서울대의 교훈(校訓)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중공은 이 자료실을 '성지'(聖地)로 만들어 참배하고 있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모임에는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55학번, 사학과) ▲이재춘 전 러시아대사(60학번, 법학과)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61학번, 조선항공학과) ▲복거일 작가(63학번, 상학과) ▲양동안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63학번, 정치학과) ▲황규학 전 국가정보대학원 교수(63학번, 중어중문학과) ▲가수 조영남(64학번, 성악과) ▲고영주 자유민주당 대표(67학번, 화학공학과) ▲이문열 작가(6학번8, 국어교육과 중퇴) ▲이승만학당 교장으로 재직 중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70학번, 경제학과)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75학번, 외교학과) ▲이진광 뉴데일리 사장(77학번, 정치학과) ▲이인철 변호사(78학번, 생물교육과) ▲차명진 전 국회의원(79학번, 정치학과) ▲김중락 라파즈(Lafarge) 말레이시아 부사장(79학번, 무기재료공학과) ▲지해범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79학번, 동양사학과) ▲이경우 일과삶창조센터 대표(81학번, 국어국문학과)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84학번, 공법학과) ▲송원근 자유일보 기자(94학번, 국사학과) ▲김윤식 대우조선해양 책임엔지니어(03학번, 조선해양공학과) ▲이준석 단국대 교수(06학번, 치의학과) 등 서울대 동문 200여 명이 뜻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