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대한호국단, 중구 소공동 호텔 앞 조선공산당 터 표석 철거 주장 "北 정권 기여 창당대회 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선 필요 없다"
  • ▲ 자유대한호국단 오상종 대표가 25일 오후 중구청장이 표석 설치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중구청 관계자에게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김상욱 기자
    ▲ 자유대한호국단 오상종 대표가 25일 오후 중구청장이 표석 설치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중구청 관계자에게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김상욱 기자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고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자들을 위한 창당대회 터를 왜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호텔 앞으로 10여 명의 남여가 모여 있었다. 이른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와중에도 이들은 꿋꿋이 서서 누군가를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손에 든 큰 서류봉투에는 '진정서'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자유대한호국단이 주최한 이날 집회는 최근 논란이 된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 철거 요구를 위해 마련됐다. 

    원외정당인 노동당은 지난 2021년 6월 2일 서울 중구청에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첼 앞(을지로1가 180-6)에 표석이 설치됐다. 표석의 제목은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표석분과의 요청에 따라 '광복단결사대 활동지'가 들어간 '광복단결사대 활동지 및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로 정해졌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같은 상황이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분개했다. 손상윤 자유당 대표는 "자고 일어났더니 소리소문 없이 공산화된 현실을 마주했다"며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서울 중심에 조선공산당을 인정하는 표석이 말이 되느냐"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가한 박모 씨는 "왕복 6시간이 걸리는 거리지만 공산당 표석 설치에 참을 수 없어 멀리서 왔다"고 했다. 신모 씨도 "자유주의 대한민국에 공산당 표석을 세웠다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30여 분간의 집회 이후 준비한 진정서를 중구청에 제출했다. 오 대표는 "표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민단체와 연대해 김길성 중구청장의 주민소환을 진행하고 퇴진운동도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중구청 관계자는 "표석 설치는 서울시에서 담당하는 것이고, 신청서만 중구청에 접수된 것"이라며 "서울시 문화재 심의위원회가 국가지정문화재를 심의한 이후에 중구청은 서류만 받았다"고 했다.

    한편, 논란의 표석은 지난 25일 새벽 누군가에 의해 뽑혀 사라진 것으로 파악돼 현재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기존에 확인한 대리석 표석에는 '광복단결사대 활동지 및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라는 흰색 글귀가 크게 새겨져 있으며, "이곳은 1920년 8월 24일 미 의원단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휘 아래 광복단 결사대와 암살단이 조선총독 및 일본 고관을 처단하려 모였던 아서원 자리이다. 1925년 4월 17일 여기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조선공산당이 결성돼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다"고 적혀 있다.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한복판에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이 설치됐다는 본지 보도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노(大怒)하며, 해당 사안에 대한 즉각적인 경위 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 ▲ 집회 당일 새벽 누군가에 의해 표석이 송두리째 뽑혀있는 모습ⓒ자유대한호국단
    ▲ 집회 당일 새벽 누군가에 의해 표석이 송두리째 뽑혀있는 모습ⓒ자유대한호국단